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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나리 나리꽃

감사.칼럼.기타 최용우............... 조회 수 2150 추천 수 0 2002.01.20 05: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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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편지 제228호 원고 {꽃밭에서}

나리 나리 나리꽃



최좋은(7살, 유치원 다니는 제 큰딸)이가 주머니에서 동글동글한 콩 같은 열매를 한 주먹 꺼내 보여 주었습니다.
"그게 뭐니?"
"나리꽃 씨앗이예요. 저기 물통 옆에 을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지 몰라요." 까만 콩 같은 그것이 바로 나리꽃 씨앗인데 꽃삽으로 밭에다 심을거라 했습니다.  
이웃교회의 홍승표 목사님이 놀러 오셔서 '들꽃편지'에 갈릴리마을 주변에서 피는 꽃 이야기를 써보라는 권유를 하셨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생각을 하고 있있던 참이라, 어렵게 지면을 만들어 이번호부터 꽃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홍목사님과 꽃 이야기를 하면서 창 밖을 내다보니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우리들의 이야기를 엿듣고 있던 꽃이 있었는데 바로 나리꽃입니다.
나리꽃은 중국식 이름으로는 '백합(百合)'이고 영어로는 릴리(lily)입니다.
백합이나 릴리는 다른 나라에서 이민 온 놈들이고, 우리나라 순수 나리는 주황색, 붉은색, 흰색의 꽃이 핍니다. 나리와 비슷한 꽃으로 '원추리'가 있는데 노랑색 꽃이 핍니다. 원추리와 나리가 어떻게 다른가 하면 원추리 꽃에는 꽃송이 안쪽에 검은 반점이 없고 6월에 피는 반면, 나리는 꽃송이 안쪽에 검은 반점이 많이 있고 7월에 핍니다.
지금 갈릴리마을에는 여러 종류의 나리꽃들이 여기저기에 피어나 마치 나리꽃 전시장 같습니다.
샘터 주변에는 하얀 백합꽃이 피어있고 산언덕이나 좋은이네 집 화단에는 어른들 키보다 더 큰 참나리들이 피어 있습니다. 길쪽한 꽃술들을 드러내고 6개로 갈라진 꽃잎을 뒤로 활짝 젖힌 자태. 화려한 인공의 꽃에 길들여진 많은 사람들에게는 가히 꽃 중의 꽃이라 할 만합니다. 꽃은 아래로 향하여 피고, 열매가 없습니다. 대신 줄기와 잎 사이의 겨드랑이에 동글동글하고 짙은 갈색의 주아(珠芽)로 번식을 합니다. 그러니까 좋은이가 나리꽃 씨앗이라고 잔뜩 주워 가지고 다니는 그것이 바로 주아였던 것입니다.
"내가 이스라엘 위에 이슬처럼 내리면
이스라엘은 나리꽃처럼 피어나고
버드나무처럼 뿌리를 뻗으리라
햇순이 새록새록 돋아
감람나무처럼 멋지고
레바논 숲처럼 향기로우리라"
           (공동번역성경 호세아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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