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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14 기도하듯 일하듯
꾸부러진 할머니가 꾸부러진 깻대를 벱니다.
오후에 산책 겸 갈릴리 호수(대청호)로 어슬렁거리며 혼자 나갔습니다. 오고 가며 계절을 느끼고, 풀섶의 들꽃을 찾아보는 여유로운 시간을 일부러 냅니다. 이것이 시골에 사는 특권이지 생각하며 말입니다.
동주네집 아래 밭에서 허리가 90도로 꾸부러진 할머니가 밭에 앉아 들깨대를 벱니다. 그 할머니는 지나갈 때마다 그 밭을 일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낯이 익어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구부러진 허리로 밭에 앉아서 일을 하는 뒷모습을 보니 마치 기도하기 위해 땅에 무릎을 꿇은 모습 같았습니다. 이마가 흙에 닿는 것 같았습니다. 힘에 부치는지 한 참 씩 머물러 쉬면서 일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런 뒷모습이 너무 성스럽고 거룩해 보였습니다. 아 - 우리는 매사에 주어진 일을 저런 마음과 태도로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기도하듯 일하듯 ⓒ최용우
꾸부러진 할머니가 꾸부러진 깻대를 벱니다.
오후에 산책 겸 갈릴리 호수(대청호)로 어슬렁거리며 혼자 나갔습니다. 오고 가며 계절을 느끼고, 풀섶의 들꽃을 찾아보는 여유로운 시간을 일부러 냅니다. 이것이 시골에 사는 특권이지 생각하며 말입니다.
동주네집 아래 밭에서 허리가 90도로 꾸부러진 할머니가 밭에 앉아 들깨대를 벱니다. 그 할머니는 지나갈 때마다 그 밭을 일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낯이 익어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구부러진 허리로 밭에 앉아서 일을 하는 뒷모습을 보니 마치 기도하기 위해 땅에 무릎을 꿇은 모습 같았습니다. 이마가 흙에 닿는 것 같았습니다. 힘에 부치는지 한 참 씩 머물러 쉬면서 일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런 뒷모습이 너무 성스럽고 거룩해 보였습니다. 아 - 우리는 매사에 주어진 일을 저런 마음과 태도로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기도하듯 일하듯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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