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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캐는 아내-최용우
학교 끝난 좋은이를 데리고 들어오는데 버스 안에서 아빠를 붙들고 그날 배운 것들을 미주알 고주알 쉬지도 않고 다 이야기 합니다. 신이나서 이야기 하는걸 말릴수도 없고 응응 그래, 하면서 다 들어줍니다. 큰 학교, 많은 친구들과 새롭게 이것저것 배우는 것이 신기한가 봅니다.
유치원 끝난 밝은이를 정류장에서 데리고 내려오면서 목소리 큰 밝은이는
"오늘 선생님 예쁜 옷 입었다...골풀장에서 펄쩍 뛰어내리다 머리핀이 어디로 숨어 버렸다. 아빠가 보고 싶어서 앙앙앙앙 울고, 엄마가 보고 싶어서 징징징징 우니까 선생님이 내일부터 오지 말래요."
"뭐? 두번이나 울었단말야?"
"아니, 나 말고 미진이"
집에 다 올때까지 유치원에서 그날있었던 이야기를 귀가 아프도록 쫑알쫑알 합니다. 어쩝니까. (나도 옛날에 그랬을까?)
조금 일찍 온 아내가 오늘 한시간 휴강했다고 좋아라 합니다. ...공부하러 간 사람이 휴강한 것을 저렇게 좋아하다니...(음...불량학생...) 저녁식사를 끝내고 "잠깐 앉아 보세요" 하더니 그날 들은 강의 내용을 죄다 이야기 하면서 저는 완전히 임상실험 대상이 되었습니다. 상담공부를 하는 아내의 상담 대상이 되어서 하품이 나오는것을 억지로 참으며 히포크라테스가 어떻고 에고가 어떻고....에고 정말, 몰래 엉덩이를 꼬집으며 무려 두시간 동안이나 다 들어줍니다.
배운것을 누군가에게 얘기하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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