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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 온 아이들 새 신발
가족들의 여름 신발이 없어서 휴일인 오늘 오후 모처럼 온 가족이 대전시내 나들이를 나갔습니다. '동방마트' 가게 해 달라고 밥먹을 때마다 기도하던 밝은이는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중앙시장 신발가게 도매점에서 햄토리가 그려진 아이들 신발도 사고, 아내도 하나 사고, 덤으로 저도 슬리퍼 하나 샀습니다. 온 가족이 산발가게에서 이 신발 저 신발 신어보는 일은 참 신나는 일이었습니다. 평소에 신어보고 싶었던 비싼 신발도 한번 신어 보고, 굽이 높은 엽기신발도 만져보고...
동방마트 식당에서 아이들은 돈가스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누어 먹고, 어른들은 냉면 한그릇 먹었습니다. 이렇게 밖에 나와서 밥을 먹은지가 얼마만인지... 한끼 특별한 식사로도 온 가족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습니다.
내친김에 밥을 다 먹고 요즘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참 좋은 영화라는 '집으로' 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집에서 너무 늦게 나와 영화를 볼 시간이 빠듯하여 그냥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럴때 자가용이 있으면 영화를 봐도 차시간에 쫒기지 않을터인데... (아쉽다.)
차라리 말이나 말지... 영화를 본다고 했다가, 그냥 '집으로'들어가려고 차를 기다리는데, 아내랑 아이들 입이 한뼘쯤 삐쭉 나와버렸습니다.
한 5분정도 여유가 있어서 좋은이랑 크리스챤 서점에 들어갔습니다.
"야! 아빠 책이다.!!!"
좋은이는 서점에서 아빠책을 잘도 찾아 냅니다. 노아의 방주 그림그리기 스케치북 한권 사서 계산하는데 차 왔다고 밖에서 밝은이가 급하게 불렀습니다.
돈 계산하고 나가니, 마누라가 호랑이가 되어서 저를 잡아먹어버릴려고 이빨을 날카롭게 갈고 있었습니다. ... 차가 출발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렇쟎아도 영화를 못봐서 화가 나 있던 참에 아예 저를 정말로 잡아 먹어버릴 모양입니다. (생명보험에도 안들었는디)
지는 이대로 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어 얼른 지나가던 택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빨리 타!! 뻐스를 추격해야지..." 예기치 않은 돌발사태에 우왕좌왕! 택시는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아저씨, 630번 버스입니다. 잡아야 돼요." 얼덜결에 택시를 탄 아내는 딸깍 거리며 올라가는 택시요금 메타기를 보자 눈이 홀딱 뒤집어져 버렸습니다.
"아, 차비는 내가 낼테니까 걱정마! "
"먼 돈이 있어서"
"있어"
대 추격전을 벌인 끝에 (버스가 이렇게 빠른 교통수단인 줄 오늘 처음 알았슴다) 결국 세천초등학교 앞에서 버스를 따라 잡았슴다. 택시비 5300원 나왔슴다. 지갑 가장 깊숙히 숨겨 두었던 비상금 만원짜리를 꺼내는 내 손은 너무 떨려서 마비가 되었슴다... 으으... 고래등심줄 같은 내 돈! 흐미..~쌩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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