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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괴범
저는 오늘 유괴범이 되려 합니다.
안방에서 뒹구는 아내를 납치해서 영화관에 데리고 간다.
방학하는 큰 딸 좋은이를 학교 앞에서 납치해 미니꽃박람회에 데리고 간다
늦잠자는 작은 딸 밝은이를 납치해 롯데리아에 팥빙수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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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유괴한다는 일은 쉬운일이 아닌가 봅니다. 지난 한학기 동안 먼 거리를 차를 타고 다닌 좋은이가 드디어 방학하는날. 뭔가 특별한 방학선물을 주고 싶어서 고민을 했습니다.
그동안의 긴장을 다 털어버리고 잠시나마 맘껏 웃고 떠들일이 뭐가 있을가? 어젯밤 인터넷을 뒤져 두가지를 찾아냈습니다.
지난 안면도 꽃 박람회때 인기를 모았던 꽃들만 따로 모아 케이비에스 대전방송국 마당에서 <작은꽃전시회>를 하는게 하나 있었고, 겔러리아백화점 에서 어린이 뮤지컬 <금도끼 은도끼>를 오후 2시에 하는게 있었습니다.
그래 상황을 봐서 뮤지컬을 보든지 꽃박람회장에 가서 꽃구경을 하자... 그리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나: "오늘 좋은이 방학이고 하니 대전 나가서 온 식구들이 뮤지컬 한 편 봅시다. 아니면 꽃박람회 하는데 가자구... 더우니까 팥빙수도 사먹고..."
아내: "몸이 아퍼서 못나가겠는데... 그냥 자기 혼자 나가서 좋은이 데리고 들어와요"
나: "... ... (속으로, 못이기는체 하고 따라주면 안되나?) "
11시가 다 되어서 사무실에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아내: "꽃박람회는 무슨 꽃 박람회... 우리 영화보러 나갑시다."
나 : " ... ...(속으로, 안 간다고 할때는언제고...)"
11시 차 타고 판암동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좋은이 학교 끝나고 나올때까지 나무 그늘에서 기다렸습니다. 신문을 뒤적이며, 꽃박람회는 안간다고 했으니 그럼 뮤지컬을 보러 가려고 생각하며, 혹 신문에 기사가 났나 뒤적이고 있으니
아내: "뮤지컬은 무슨 뮤지컬이여... 영화를 보자니까"
나: "이거 봐, 아이들 볼만한거 아무것도 없어."
아내: "은행동에 가서 볼 영화를 직접 찾아 보자니까"
나: "... ... (속으로, 뮤지컬이니 연극을 뭐 한번이라도 봤어야 말이 통하지...고집쟁이 마누라..)"
하는수 없이 아내 따라 버스를 타고 대전역에서 내렸습니다.
나: "자, 우리 기분도 전환할 겸 시원하게 팥빙수 한그릇씩 먹고 가자고 내가 살께. 은행동 걸어다니려면 땀도 나고..."
아내: "점심시간 다 됐으니, 팥빙수 먹지 말고 점심 먹어요"
나: "... ...(속으로, 으째 협조를 안해줄까잉~ 할말이 없다. 어째 ... ...)"
나: "그래, 어디 그럼 자기가 잘 알아서 한번 우리들을 데리고 다녀 보라구"
마누라는 여기 저기 식당을 기웃거리다가 결국 우리를 데리고 '동방마트'에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습니다.
아내: "뭐 드실거예요?"
나: "냉면"
아내: "냉면 말고 밥 드세요. 밥.."
나: "... ...(속으로, 엉엉 내 맘대로 하고 싶어..)"
동방마트에서 이것 저것 사니 양손에 주렁주렁...이런 모습으로 어디를 간다는게 우스워서 그냥 집에 들어가는게 좋을것 같아 3시 40분 차를 타기로 하였습니다. 에휴~~ 이게 먼 꼴인고. 좀 폼나게 문화생활(?)좀 해보려고 했는데 마누라가 협조를 안해주느만...
그래 기껏 이것도 반대, 저것도 반대, 반대, 해놓고 결국 동방마트 갔다 오려고...히유~~~~
아이들에게 시원한 팥빙수를 꼭 사주고 싶어서 정류장으로 오는 중에 롯데리아 앞을 지나며 말했습니다.
나: "우리 여기서 팥빙수 한그릇씩 먹고 가자고..."
아내: "여기서 먹지 말고 로마베이커리 가서 먹어요"
나: "로마베이커리는 맛 없어. 내 지금까지 먹어본 팥빙수 중 그집에서 먹은것 만큼 성의 없이 해주는 것 첨 봤어. 차라리 안먹고 말지"
결국 그냥 옴. (좋은이가 팥빙수를 너무 잘 먹는데... 잉잉.. 그 모습 좀 보고 싶었는데 엉엉.. 아쉽게도 그냥 옴...) 정류장에 오자 차가 바로 와서 타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히유~~... ... 다음부터 다시는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고집쟁이 마누라는 절대로 유괴 안하고, 두 딸만 유괴해서 데리고 나갈겁니다. 그래서 팥빙수도 사먹고 연극도 보고 꽃박람회 가서 꽃도 보고 할 겁니다. 오늘 어설픈 유괴작전은 이렇게 완전히! 철저하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최용우
저는 오늘 유괴범이 되려 합니다.
안방에서 뒹구는 아내를 납치해서 영화관에 데리고 간다.
방학하는 큰 딸 좋은이를 학교 앞에서 납치해 미니꽃박람회에 데리고 간다
늦잠자는 작은 딸 밝은이를 납치해 롯데리아에 팥빙수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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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를 유괴한다는 일은 쉬운일이 아닌가 봅니다. 지난 한학기 동안 먼 거리를 차를 타고 다닌 좋은이가 드디어 방학하는날. 뭔가 특별한 방학선물을 주고 싶어서 고민을 했습니다.
그동안의 긴장을 다 털어버리고 잠시나마 맘껏 웃고 떠들일이 뭐가 있을가? 어젯밤 인터넷을 뒤져 두가지를 찾아냈습니다.
지난 안면도 꽃 박람회때 인기를 모았던 꽃들만 따로 모아 케이비에스 대전방송국 마당에서 <작은꽃전시회>를 하는게 하나 있었고, 겔러리아백화점 에서 어린이 뮤지컬 <금도끼 은도끼>를 오후 2시에 하는게 있었습니다.
그래 상황을 봐서 뮤지컬을 보든지 꽃박람회장에 가서 꽃구경을 하자... 그리고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나: "오늘 좋은이 방학이고 하니 대전 나가서 온 식구들이 뮤지컬 한 편 봅시다. 아니면 꽃박람회 하는데 가자구... 더우니까 팥빙수도 사먹고..."
아내: "몸이 아퍼서 못나가겠는데... 그냥 자기 혼자 나가서 좋은이 데리고 들어와요"
나: "... ... (속으로, 못이기는체 하고 따라주면 안되나?) "
11시가 다 되어서 사무실에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아내: "꽃박람회는 무슨 꽃 박람회... 우리 영화보러 나갑시다."
나 : " ... ...(속으로, 안 간다고 할때는언제고...)"
11시 차 타고 판암동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좋은이 학교 끝나고 나올때까지 나무 그늘에서 기다렸습니다. 신문을 뒤적이며, 꽃박람회는 안간다고 했으니 그럼 뮤지컬을 보러 가려고 생각하며, 혹 신문에 기사가 났나 뒤적이고 있으니
아내: "뮤지컬은 무슨 뮤지컬이여... 영화를 보자니까"
나: "이거 봐, 아이들 볼만한거 아무것도 없어."
아내: "은행동에 가서 볼 영화를 직접 찾아 보자니까"
나: "... ... (속으로, 뮤지컬이니 연극을 뭐 한번이라도 봤어야 말이 통하지...고집쟁이 마누라..)"
하는수 없이 아내 따라 버스를 타고 대전역에서 내렸습니다.
나: "자, 우리 기분도 전환할 겸 시원하게 팥빙수 한그릇씩 먹고 가자고 내가 살께. 은행동 걸어다니려면 땀도 나고..."
아내: "점심시간 다 됐으니, 팥빙수 먹지 말고 점심 먹어요"
나: "... ...(속으로, 으째 협조를 안해줄까잉~ 할말이 없다. 어째 ... ...)"
나: "그래, 어디 그럼 자기가 잘 알아서 한번 우리들을 데리고 다녀 보라구"
마누라는 여기 저기 식당을 기웃거리다가 결국 우리를 데리고 '동방마트'에 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습니다.
아내: "뭐 드실거예요?"
나: "냉면"
아내: "냉면 말고 밥 드세요. 밥.."
나: "... ...(속으로, 엉엉 내 맘대로 하고 싶어..)"
동방마트에서 이것 저것 사니 양손에 주렁주렁...이런 모습으로 어디를 간다는게 우스워서 그냥 집에 들어가는게 좋을것 같아 3시 40분 차를 타기로 하였습니다. 에휴~~ 이게 먼 꼴인고. 좀 폼나게 문화생활(?)좀 해보려고 했는데 마누라가 협조를 안해주느만...
그래 기껏 이것도 반대, 저것도 반대, 반대, 해놓고 결국 동방마트 갔다 오려고...히유~~~~
아이들에게 시원한 팥빙수를 꼭 사주고 싶어서 정류장으로 오는 중에 롯데리아 앞을 지나며 말했습니다.
나: "우리 여기서 팥빙수 한그릇씩 먹고 가자고..."
아내: "여기서 먹지 말고 로마베이커리 가서 먹어요"
나: "로마베이커리는 맛 없어. 내 지금까지 먹어본 팥빙수 중 그집에서 먹은것 만큼 성의 없이 해주는 것 첨 봤어. 차라리 안먹고 말지"
결국 그냥 옴. (좋은이가 팥빙수를 너무 잘 먹는데... 잉잉.. 그 모습 좀 보고 싶었는데 엉엉.. 아쉽게도 그냥 옴...) 정류장에 오자 차가 바로 와서 타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히유~~... ... 다음부터 다시는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고집쟁이 마누라는 절대로 유괴 안하고, 두 딸만 유괴해서 데리고 나갈겁니다. 그래서 팥빙수도 사먹고 연극도 보고 꽃박람회 가서 꽃도 보고 할 겁니다. 오늘 어설픈 유괴작전은 이렇게 완전히! 철저하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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