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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갈173] 확 띵겨불랑게

어부동일기00-03 최용우............... 조회 수 1063 추천 수 0 2002.08.21 09:42:22
.........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잘 썼는데 아침에 컴퓨터를 켜니 모니터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전원은 들어오는데 모니커가 깜깜 한밤중~ 컴퓨터 본체에 고장이 나면 그래도 모니터로 보면서 뭔가를 해 볼 수 있는데 모니터가 깜깜이니 별다른 도리가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선을 점검해 보았지만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집에 와 프린트 할 게 있어서 프린터를 켜니 몇 번 깜빡깜빡 하다가 갑자기 아무런 반응이 없이 죽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거금을 주고 어렵게 산 프린터가 고장이 너무 잦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불끈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확 띵겨불랑게. 무슨 물거늘 이따구로 만들어."
  앗! 지금 내가 무슨 말을... 입을 후다닥 막으며,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가 고장나 상한 마음이었는데 프린터까지 안되니 갑자기 마음이 격해진 것 같습니다. 이대로 나의 감정을 그냥 두었다가는 오늘 먼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다 제쳐두고 조용히 호숫가까지 산책을 다녀 왔습니다. 마음이 가라 앉는것 같았습니다. 안되는것 억지로 기계에게 화풀이 해봤자 그러는 사람만 바보지 그렇다고 기계가 알아듣는것은 아니지 않는가.
  돌아와서 집에 있는 아내의 컴퓨터를 켰습니다.
  "마우스가 본체와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눈앞에 마우스가 본체와 연결되어 있는게 빤히 보이고, 아침에 아내가 잘 썼는데 컴퓨터의 화면에는 나를 비웃는 듯 '마우스가 본체와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작업을 할 수 없다'는 메세지가 떴습니다. 다행히 마음을 가라 앉혔기 때문에, 거짓말 하는(?)컴퓨터를 두들겨 패지는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을 돌아 봅니다. 그리고 성령님에게 묻습니다. 아하, 그렇지. 틀림없습니다. 즉시로 마음속에 떠 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아침에 컴퓨터보다 성경을 먼저 펴자, 그리고 말씀 한절 반드시 외우고 컴퓨터를 시작하자 하고 정한 뒤 지금까지 쭉 그렇게 해 왔는데, 요 근래에는 성경보다 컴퓨터를 먼저 열었고 말씀 암송도 건성건성으로 했다는 사실이 깨달아졌습니다. 얼마나 건성으로 외웠는지 어제 외운 구절도 오늘 생각이 안날 정도였으니...
정말 내가 하나님이라도 컴퓨터를 확! 띵겨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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