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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우글방536】꿀은, 침에 쏘일만한 가치가 있다
산을 막 올라가는데 오른쪽 허벅지가 갑자기 따꼼하는 것이었습니다.
대추만 한 노란 벌이 기습폭격을 하고 막 도망치는 중이었습니다.
전라도 사투리로 '때추벌'이라는 벌 중에서도 가장 무시무시한 벌입니다.
때추벌에 얼굴을 쏘이면 그야말로 자신의 머리가 두 배쯤 커지는 밤탱이가 됩니다. 아니, 그런데 왜? 나를 공격하고 도망을 치는거지?
무딘 점액질이라 뭐, 그 정도쯤이야... 하고 그대로 산에 뛰어 올라갔다가 집에 내려와 보니 허벅지가 벌겋게 부어 올라 있었습니다. 다음날 너무 가려워서 벅벅 긁었더니 허박지가 통나무처럼 더 우람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빨리 병원에 가 보라고 합니다. "괜찮아! 내 몸의 세포들이 독을 이기도록 내버려두어야 돼. 약으로 도와주면 오히려 세포가 약해진다구! 몸 안에 소량의 독이 들어오면 오히려 몸이 더 좋아진대. 그래서 일부러 벌침을 놓기도 하지."
'꿀은, 침에 쏘일만한 가치가 있다' 는 서양 격언이 생각납니다. 내가 그 꿀을 얻으려 하다가 침에 쏘였다면 이해라도 가겠는데, 왜 나를 쏘고 도망쳤냐고오- 한마디 귀뜸이라도 해주고 도망치지 말이야. ⓒ최용우 20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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