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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02】2002.11.2 토
보리수나무
창 밖으로 보리수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가지를 쳐주지 않았더니 어찌나 무성한지 오늘은 가지를 잘라 나무를 근사한 모양으로 만들어 주어야겠습니다. 여름에 빠알갛고 시큼달큼 달작지근한 열매가 맺히는데 크기도 아기들 손가락만 하여 먹기에 좋습니다.
언젠가 방문객 한 분이 보리수나무를 보며 한 말이 생각납니다.
"보리수나무는 불교의 나무 아닌가요?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아래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언능 파 버리세요"
그때는 그냥 하하하 웃고 말았는데, 이참에 보리수나무 이야기를 좀 하면, 우리나라의 보리수나무는 부처님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무입니다. 실제로 인도에 가 보면 놀랍게도 그 나무는 무화과나무와 비슷해서 깜짝 놀랍니다. 그 나무의 이름이 '보히'라고 합니다.
'보히'를 한문으로 '보리'라고 쓰는데, 그게 그냥 한국으로 넘어와서 '보리수'가 되어 버렸고 엉뚱하게도 같은 이름의 '보리수'가 부처님 나무로 둔갑을 해 버린 것입니다. 그렇게 착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절에 가 보면 우리가 '보리수'라고 부르는 그런 나무는 없습니다. 왜 그렇게 상징성이 있고 중요한 나무가 절에 없는 것일까요? '보히나무'는 기후 조건상 우리나라에서는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보이는 것을 자기중심적으로만 해석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포리똥'이라고 부르면서 맛있게 따먹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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