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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06】2002.11.7 살았다!
아침에 날씨가 꾸물거려서 좋은이와 아내가 우산을 가지고 나갔습니다. 오후에 날씨가 개어서 잊어먹기 선수인 좋은이 분명히 우산을 학교에 두고 올 것이라는 예상이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빈손으로 털레털레 돌아온 좋은이
"좋은아 우산?"
"앗차! 큰일났다. 이번에도 잊어 먹으면 엄마한테 진짜로 혼나는데"
걱정을 하던 좋은이가 한참 있다가
"아빠, 좋은이 보다 더 잘 잊어먹는 친구 이야기 하나 해 드릴까요?"
"그런 친구가 있어?"
"네! 어느날 엄마가 그 친구에게 개울 건너 가게에 가서 두부를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어요. 두부두부두부 하면서 가다가 개울 아래 시내물이 졸졸졸졸 흘러가는 것을 보고 그만 자기도 모르게 졸졸졸졸 하면서 가게에 도착했어요. '아저씨 졸졸졸졸 주세요' '졸졸졸졸은 없다' 할 수 없이 다시 돌아오다가 개울을 지나게 되었는데 시냇물처럼 졸졸졸졸 하는 자기 모습을 보고 퍼뜩 정신을 차려 두부두부두부 하면서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말했어요 '두부두부두부는 없데요. 좋은이 보다 훨씬 잘 잊어먹는 친구지요?"
좋은이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성실교회 사모인데요. 이사모님이 우리차에 우산을 두고 내리셨어요.어떡하지요?"
"아! 그래요? 그 우산 그냥 사모님 가지세요"
엄마가 차에 우산을 두고 내렸다는 말에 좋은이는 지금 춤을 추고 난리 났습니다. 살았다! 이거죠. 엄마도 우산을 잊어먹고 와서는 좋은이를 야단칠 수는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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