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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inbora.com/bbs/board.php?bo_table=board13&wr_id=72&page=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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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등불, 마크리나
갑바도기아의 위대한 세 교부들이 있기까지 그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준 이가 있다. 그가 바질과 닛사의 그레고리의 누나인 마크리나이다.
마크리나는 327년경 아버지 바질과 어머니 엠멜리아 사이에 장녀로 출생하였다. 그녀는 가정 내에서의 자신의 인품과 고결한 지성적 자질 및 열렬한 신앙심 때문에 가족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그 결과 그녀는 자기 남동생들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그녀는 남동생 바질에게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영원한 상담자였다.
마크리나는 어머니로부터 아주 주의 깊은 교육을 받았다. 딸이 이교 시인들의 글보다는 거룩한 교부들의 글을 더 많이 접하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마크리나는 시편 전체뿐 아니라 솔로몬의 책들 중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부분들을 암송하였다. 그녀는 이미 12세가 되기 전에 당시 교회가 매시간 마다 정해 놓고 있던 시편 구절들에 대해 아주 정통하고 있었고, 또 매일매일 각 시간에 해당되는 시편 구절들을 척척 암송할 수 있었다.
그녀가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감에 따라 그녀의 아름다움은, 그녀의 남동생 닛사의 그레고리의 언급에 의하면 그 당대에 온 나라를 통틀어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에게는 많은 청혼자들이 따라 다녔다. 그녀의 아버지는 청혼자들 중에 가문과 지위를 갖춘 청년을 결혼 대상자로 선택하였다. 그러나 그 청년은 법률을 공부하여 상당한 명성을 얻자마자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마크리나는 그가 아버지에 의해서 약혼자가 되었었고 다른 이유가 아닌 단순한 그의 병으로 말미암아 결혼이 파기되었으므로 자기가 하나님 앞에서 여전히 그의 아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결혼이란 출생과 사망과 마찬가지로 번복될 수 없는 행위이고 또한 그녀와 약혼한 남편이 비록 먼 땅이긴 하지만 하늘나라에 여전히 살아 있을 뿐 아니라 부활 때에는 그들이 다시 연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차후의 모든 청혼들을 단호히 거절하였다.
349년경 그녀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그녀는 어머니를 비롯하여 집안의 모든 식구들과 아버지가 남겨 놓은 토지와 재산을 관리해 나가는 가정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얼마 후 마크리나는 아버지의 소유지인 이리스강변에 위치한 안네시에 수도원을 짓고 수도생활에 정진하였다. 355년경 아테네에 가서 공부하던 동생 바질이 웅변학 교수가 되어 돌아왔으나 바질은 자신의 학문을 믿고 사람들을 무시하였다. 마크리나는 동생을 기독교 신자가라기보다 이교도 지식인처럼 거드름을 피운다고 꾸짖었다. 그리고 세상의 부와 권세를 버리고 예수님의 가난한 삶을 따르라고 타일렀다.
그러나 바질은 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357년, 바질이 사랑하던 남동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온 가족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마크리나는 모든 동생들을 설득시켜 세상적인 모든 추구를 완전히 포기하고 수도생활에 몰두하도록 권면하였다.
이일 이후 바질은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누나의 권면을 따라 이집트로 가서 은수자들을 만나 수도생활을 배웠다. 그리고 안네시로 돌아와 수도원을 짓고 그의 막역한 친구 나지안스의 그레고리를 불러 함께 수도생활에 정진하였다. 또한 거의 낙담한 상태에 있던 그녀의 어머니도 설득하여 수도생활에 정진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마크리나 수녀회는 그 집안의 여자 종들과 노예들을 중심으로 하여 형성되어 얼마 후에는 경건한 여인들과 몇몇 높은 지위에 있던 부인들과 딸들도 몰려오기 시작했다.
379년 1월 1일, 마크리나는 가장 존경심 어린 사랑으로써 대해 왔던 동생 바질이 세상을 떠나자 큰 슬픔을 맛보았다. 이와 같은 슬픔은 수도적 금욕생활로 말미암아 쇠약해져 있던 건강에 극심한 타격을 주었다. 바질이 사망한지 9개월 후, 그레고리는 형의 죽음을 모른 채 8-9년 만에 스승이요 누나인 마크리나를 만나러 안네시에 왔는데 마크리나는 회복될 가망이 없는 열병으로 누워 있었다. 그녀는 맨바닥 위에 놓여 있는 한 쌍의 널빤지 위에 한 조각의 삼베 조각을 깔고 그 위에 누워있었다.
그레고리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을 때 그녀는 자기 동생에게 주교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일어나려고 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놀라운 자제심을 갖고 있던 마크리나는 고통을 받으면서도 신음을 억제하였고 천식에 의한 벅찬 숨을 내쉬며 밝은 표정을 띄웠다.
그리고 그레고리의 슬픈 감정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친척이나 친구 및 다른 주제들에 관한 이야기로 관심을 돌리려 노력하였다.
그녀는 마침내 그레고리에게 바질의 죽음에 대하여 말하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그레고리는 완전히 낙담하고 말았다. 그녀는 자기 자신도 깊은 슬픔에 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동생을 위로하였다. 그러나 좀체 슬픔을 가라앉히질 않는 동생을 보고 그리스도 안에서의 부활에 대한 소망을 갖지 못한 사람처럼 슬퍼한다고 그를 나무랐다. 그레고리는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들을 들어가며 자신을 정당화하였다.
얼마간의 장황한 토론이 있은 후 비록 신적 영감을 받은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말은 맑은 샘물과 같았다. 그녀는 영혼의 부활과 불멸성에 관한 긴 강론을 하였다. 그날 자정 그레고리가 다시 그녀를 방문했을 때 그녀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베푸신 자비를 열거해 가며 감사했다. 그레고리는 그녀에 대해 ‘자신에게 질문해 오는 사람을 가로막거나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질문하는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하였다.
그 이튿날 아침 그녀는 자기 동생을 위로하고 용기를 복돋아주며 교훈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레고리는 들을 수 있는 모든 말을 기록하였다. 마침내 그녀의 목소리는 사그러져 버렸고 단지 그녀의 입술만이 움직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의 펼친 두 손은 그녀가 기도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암시해 주었다. 그녀는 두 눈과 입과 가슴에 성호를 그었다. 해가 저물어가자 등불을 가져다주었다. 마크리나는 즉시 등불에 대한 감사의 찬송을 하였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나오지 않았고 단지 그녀의 손과 마음만이 그 찬송을 부를 뿐이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얼굴에 성호를 긋고 깊은 한숨을 내 쉰 후 그녀의 기도와 일생을 마쳤다.
김경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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