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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32】창 밖으로 바라보는 산과 들
창 밖으로 산과 들을 바라보고 있다. 수많은 이야기와 사연과 신비한 현상을 품고 있는 산과 들의 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씨앗에 잠자리날개 같은 날개를 달아놓은 단풍나무, 한해 열매를 맺고는 이듬해 몸살을 앓는 신갈나무를 통해 산은 나무도 사람처럼 자식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잎자루에 작은 젖꼭지 모양의 꿀샘을 달아놓고 개미에게 달콤한 수액을 선사하는 대신 다른 벌레들이 꼬이는 것을 막는 벚나무는 공존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모기가 들끓지 않도록 집에 심었다는 산초나무, 우물가에 심었다가 그 잎을 물 위에 띄워 나그네의 물갈이를 막아준 버드나무(버드나무에서 사람들은 아스피린 성분을 추출했다)는 자연과 조화할 줄 알았던 조상들의 삶을 보여준다. 먼길을 떠나는 나그네를 위해 오리(2km)마다 심은 오리나무와, 십리마다 심은 시무나무, 옛 시골집 손님에게 뒷간 가는 길을 알려주었다던 감나무...
산은 이들 나무만이 아니라 풀, 곤충과 새들, 그리고 산짐승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그들에겐 또 그들 수만큼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들판은 또 어떤가. 그 어떤 수준 높은 학문을 통해서도 배울 수 없는 무궁무진한 산과 들판, 그리고 거기에 살고 있는 나무와 들꽃과 동물들과 곤충들...
나는 지금 창문 밖으로 산과 들을 바라보며 서 있다. 2002.12.2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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