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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쓰레기 치우기

어부동일기00-03 최용우............... 조회 수 1696 추천 수 0 2003.01.21 23: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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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68】아침마다 쓰레기 치우기

아침마다 홈페이지 게시판 돌아다니며 쓰레기들을 치우는 일은 정말 왕짜증 나는 일입니다. 요즘엔 '게시판 글 자동등록기'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글을 쓸 수 있는 게시판을 무작위로 추출해 내어 순식간에 수천개의 글을 등록시켜준다고 합니다. 이런 무차별 광고물은 광고의 효과는커녕 냄새나는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글이라는 것은 모름지기 손맛이 느껴져야 합니다. 손 글씨로 쓰던 편지가 사라지고 이메일이나 자판을 두들겨 글자를 찍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손맛은 남아 있습니다. 누군가가 읽어 줄 것이라는 기대로 글을 쓰고, 올리고, 또 누군가 달아준 댓글을 보면 마음이 흐믓해집니다. 잘 못 쓴 글에 대한 따끔한 충고의 댓글은 효과 좋은 보약이 되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런 손맛이 없이 기계가 자동으로 올린 수천 수만개의 똑같은 게시물은 정말 분통터지게 합니다. 그것도 눈뜨고는 볼 수 없는 별 희한한 광고들이 다 올라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로그인해야 글을 쓸 수 있는 회원제로 바꿀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제로 많은 홈페이지들이 광고 때문에 회원제로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쓸 때마다 '로그인'을 해야 하는 것은 제가 불편합니다. 지금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어디에 언제 회원가입을 했고 아이디를 뭘로 했는지 하도 많아서 기억조차 못하는데, 제 홈페이지까지 그런걸 만들어서 불편을 더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메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참에 사과를 드리면, 제 이메일로 하루에 들어오는 메일이 작게는 150통에서 200통정도 되는데, 거의 99%가 광고메일입니다. 한 일주일만 열어보지 않으면 용량이 부족하고, 쓰레기통 비우는데 들어가는 시간이 만만치 않습니다. 대충 편지 목록을 훑어보고 한꺼번에 쓰레기통에 넣어버립니다. 하도 광고의 제목이 교묘해서 깜빡 속아 열어볼 때가 많다보니 이제는 진짜 메일도 광고로 착각을 하고 열어보지도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말 중요한 메일을 놓치기도 합니다. 답장도 안 해준다고 섭섭해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
별 수 있나요. 아침저녁으로 계속 게시판 순례를 하면서 쓰레기들을 치우는 수 밖에요. 조만간 정부차원에서 무슨 적절한 조치가 나오겠지요. 게시판에 글을 써야될 시간에 쓰레기 게시물 지우기를 하고 돌아다니는 짓이 하도 기가 막혀서 한 미디 해보았습니다. 2003.1.2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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