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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73】사람 무는 토끼
운동장에 어슬렁거리면서 돌아 다니는 토끼가 두세마리 있습니다. 처음 본 사람들은 산토끼인줄 알고 깜짝 놀라지만, 산토끼가 아니라 집토끼입니다. 매일 먹이를 챙겨준다는게 무척 신경쓰이는 일이어서 건너뛰는 일이 많자 아예 '산속에 가서 살아라' 하고 풀어놓아버렸는데, 산속으로 도망가지 않고 그냥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며 마치 개처럼 사람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개처럼 뛰어오는 정말 자기들이 강아지인 줄 착각하고 있는 토끼들입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날은 언덕 양지쪽이나 차 아래서 졸고 앉아있습니다.
오늘은 언덕에서 이제 막 올라오는 풀을 먹고 있는 모습이 귀여워 살그머니 다가가 손으로 쓰다듬어주려고 했더니 후다닥 두어발자국 먼저 뛰어와 제 손을 꽉 물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고, 얼마나 아픈지!
물어놓고는 저도 깜짝 놀라는 토끼!
순간적으로 저는 그 토끼가 진짜 강아지인 줄로 착각하고 쓰다듬어 주려 하였고, 아마 토끼도 자기가 진짜 강아지인줄로 착각하고 손을 물었나 봅니다.
2003.2.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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