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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85】대추
지금 어머님이 살고 계시는 장성의 우리 집은 사람들이 '대추나무 많은 집' '대추나무집'이라고 불렀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마당에 대추나무가 많이 있고 가을이면 탐스런 대추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대추는 특별한 수입원이 없는 어머니에게 가을에 쏠쏠한 수입을 안겨주는 좋은 꺼리가 되었습니다. 아들딸 장가가고 시집가서 손자 손녀를 낳을 때 마다 마당의 대추나무를 한 그루씩 손자나무 손녀나무 이름을 붙여 주셨습니다. 옛날 장독대 옆에 굵은 대추나무는 좋은이 나무이고, 창고 옆에 있는 나무는 밝은이 나무입니다.
지난번 집에 갔을 때 늦은 가을임에도 대추를 안 따고 그냥 두었기에 물어보았더니, 요즘엔 중국산 대추가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따봐야 팔리지도 않고 힘만 든답니다. 제작년까지만 해도 대추가 익기도 전에 사람들이 한 되 두되 미리 예약을 했는데, 이제는 그럴 일이 없으니 베어 버려야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중국의 중원에는 우리나라 쌀이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고, 호주에서는 한국인삼이 어마어마하게 자라고 있는 중이라죠? 외국산 농산물이 스믈스믈 대한민국을 접수해가고 있는 것 같아 참 안타깝습니다. 2003.3.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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