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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97】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詩라서 그런가?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는 참 낭만적이고 멋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요즈음의 나그네는 멋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을 정류장까지 마중나가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나그네가 정류장 표지판 아래에 쪼그리고 앉아 있습니다.
청주에서부터 걸어왔다는데, 대전까지 가는 차비 좀 달라 합니다. 아무 말 없이 주머니 뒤져 160원을 주었더니, 옆에 있던 다른 사람에게 또 차비를 달라 합니다. 아마도 차비가 160원 밖에 안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던 모양입니다.
"대전까지 차비 160원이 맞아요"
160원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아무 말 안하고 묵묵히 차를 기다립니다. ......... 도대체 저 사람은 무슨 아픈 사연이 있기에 나그네가 되었을까요? 2003.3.2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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