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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298】막막한 글자 배우기
올해 신학교에 입학한 소망교회 이상이집사님이 새롭게 헬라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책이 좋은지 목사님께 소개받습니다. 더군다나 이상이 집사님은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옆에서 보기에도 참 막막하지요?
소망교회에는 다른 교회에 없는 점자책꽂이가 있습니다. 점으로만 이루어진 점자책은 제 눈에는 올록볼록한 엠보싱 화장지처럼 보입니다. 한글로 조그맣게 마태복음, 마가복음, 찬송가... 이런 글씨가 쓰여져 있는 책은 그나마 그게 무슨 책인지 알 수 있지만, 아무 글씨도 없는 책은 전혀 알 수 가 없습니다.
"하하..나는 점맹이네..."
시각 장애인이 무슨 책 찾아 달라 하면 찾아 줄 수 없으니 참 막막합니다.
밝은이가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영어 스펠링을 그려왔습니다. 텔레비전 광고를 보면 3~4살 아이가 영어를 구사하던데 그건 순전히 책을 팔기 위한 상술에 지나지 않고, 아이들을 좀 느리게 키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한글을 떼기 전 영어를 배운다는 것이 별로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일단 아이를 유치원에 맡겼으니, 과정을 충실히 따라가도록 도와야겠지요?
아이이든 어른이든 새로운 언어 앞에서의 설레임과 낯섬. 그리고 막막함.
2003.3.2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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