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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01】자연과 사람
여기저기에서 논둑 밭둑 태우는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봄농사를 시작하기 위해 밭을 정리하고, 흙을 고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모처럼 힘차보입니다.
이제는 토끼가 먹을 풀을 어디에서든 금방 뽑아올 수 있을 만큼 풀도 많이 자랐습니다. 까치보다는 작고 참새보다는 큰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이 거의 100마리쯤 앞마당의 벚나무에 앉아서 까불거리더니 지금은 또 어디론가 다 날아갔습니다.
날씨가 풀리니 새소리도 한층 더 맑고 투명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난 겨울을 어디에서 지냈는지 청솔모 한 마리가 나무위로 빠르게 올라갑니다. 노루인지 고라니인지 고놈 한 마리가 언제부터 얼정거리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이 봄을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로 활기가 넘칩니다.
참 좋습니다. 아내가 올해는 미나리광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집옆의 빈 물논 한 귀퉁이를 깨끗하게 치우고 미나리를 더 옮겨심을거라 합니다. 작년엔 거름더미 옆에 미나리광을 만들어보았는데, 물이 없어 제대로 자라지 않아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오후에 대전에서 온 아주머니들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하필이면 아내가 만든 미나리광에 앉아서 막 올라오는 미나리들을 따가네요. 2003.3.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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