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글모든게시글모음 인기글(7일간 조회수높은순서)
m-5.jpg
현재접속자

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낯섬

어부동일기00-03 최용우............... 조회 수 1388 추천 수 0 2003.04.17 08:18:49
.........
【갈릴리의 아침 312】낯섬

잘 아는 동기 목사님의 초청으로 2박 3일동안 집을 비웠습니다. 혼자 남은 별이에겐 3일분이 아닌 한 달을 먹어도 될 만큼 사료를 밥그릇에 부어 주고(밥은 쉬기 때문에 줄 수 없음) 토끼에게도 사료를 주고(풀은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많이 줘도 소용없다)그렇게 떠나온 길.
떠나왔으면 온 곳에 마음을 집중하고 잊어버려도 될 것을, 아내는 가끔 생각난 듯 "별이는 잘 있을까? 토끼는 잘 있을까?"집생각을 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차로 8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가는 듯 마는 듯 고속도로위에서 꿈틀대는 차 안에서, 아이들은 언제 집에 가냐고 짜증을 내고, 아내는 어디쯤 왔냐고 계속 확인을 하고, 저는 지금 내가 이렇게 기를 쓰고 가려는 곳이 어디인가? 참 우스운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밤늦게 고속도로를 벗어나 또 꼬불꼬불 산길을 돌고 돌아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불 꺼진 어둠속의 집이 마치 처음 보는 남의집 처럼 왜 그렇게 낯선지요. 시간으로 따지면 채 60시간도 안 떠나 있었던 집인데 요란법석을 떨며 환영해주는 마당의 별이가 아니었으면 내가 잘 못 왔나 싶을 정도로.
집은 몸이고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영혼입니다. 그래서 사람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가면 그 몸은 죽은 몸인 것처럼, 그 집에서 사는 사람이 빠져나간 집은 죽은 집입니다.
내 육체에 영혼이 있어서 살아있는 나이지만, 내 육체에서 영혼이 떠나는 날, 아마도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마치 '빈 집'을 보는 듯한 낯섬과 서늘함을 느끼겠지요? 2003.4.15 ⓒ최용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49 어부동일기00-03 아침 새소리 최용우 2003-05-09 2128
648 어부동일기00-03 고사리 2 최용우 2003-05-07 1209
647 어부동일기00-03 고사리 최용우 2003-05-06 1330
646 어부동일기00-03 굳은 땅 [1] 최용우 2003-05-03 2176
645 어부동일기00-03 과자봉지 최용우 2003-05-02 1635
644 어부동일기00-03 유효기간이 있는 사랑 최용우 2003-04-30 1249
643 어부동일기00-03 밝은 밝금 최용우 2003-04-29 1322
642 어부동일기00-03 개울물 소리 최용우 2003-04-27 1545
641 어부동일기00-03 부화 최용우 2003-04-25 1295
640 어부동일기00-03 마음 다스리기 최용우 2003-04-21 1339
639 최용우팡세 반대말이 없는 단어 최용우 2003-04-18 1797
» 어부동일기00-03 낯섬 최용우 2003-04-17 1388
637 어부동일기00-03 소리 최용우 2003-04-16 1239
636 어부동일기00-03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최용우 2003-04-14 1466
635 최용우팡세 두 잣대 최용우 2003-04-14 1463
634 어부동일기00-03 남긴 것 최용우 2003-04-14 1343
633 어부동일기00-03 줄기세포 최용우 2003-04-12 1326
632 최용우팡세 아픔보다 강한것 최용우 2003-04-11 1448
631 어부동일기00-03 고맙다 토끼야 최용우 2003-04-11 1162
630 어부동일기00-03 봄 비 최용우 2003-04-10 1290
629 어부동일기00-03 교통사고날 뻔 했습니다. 최용우 2003-04-08 1293
628 어부동일기00-03 신기해 신기해 최용우 2003-04-03 1252
627 어부동일기00-03 자유를 위한 구속 최용우 2003-04-01 1128
626 어부동일기00-03 소쩍새 소리 최용우 2003-03-31 2480
625 어부동일기00-03 자연과 사람 최용우 2003-03-29 1250
624 어부동일기00-03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최용우 2003-03-26 1299
623 어부동일기00-03 예수님과 최용우 2003-03-26 1418
622 어부동일기00-03 글자 배우기 [1] 최용우 2003-03-25 1469
621 어부동일기00-03 나그네 최용우 2003-03-24 1320
620 어부동일기00-03 양과 밝은이 최용우 2003-03-22 1279
619 어부동일기00-03 짬짜뽕 최용우 2003-03-20 1050
618 어부동일기00-03 난 날마다 카드로 긁는다 최용우 2003-03-20 1056
617 어부동일기00-03 1초만 여유가 있었어도... [3] 최용우 2003-03-18 1022
616 어부동일기00-03 코코아값 벌기 file [1] 최용우 2003-03-18 1091
615 어부동일기00-03 길잃지 말아야지. [3] 최용우 2003-03-14 978
    본 홈페이지는 조건없이 주고가신 예수님 처럼, 조건없이 퍼가기, 인용, 링크 모두 허용합니다.(단, 이단단체나, 상업적, 불법이용은 엄금)
    *운영자: 최용우 (010-7162-3514) * 9191az@hanmail.net * 30083 세종특별시 금남면 용포쑥티2길 5-7 (용포리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