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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12】낯섬
잘 아는 동기 목사님의 초청으로 2박 3일동안 집을 비웠습니다. 혼자 남은 별이에겐 3일분이 아닌 한 달을 먹어도 될 만큼 사료를 밥그릇에 부어 주고(밥은 쉬기 때문에 줄 수 없음) 토끼에게도 사료를 주고(풀은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많이 줘도 소용없다)그렇게 떠나온 길.
떠나왔으면 온 곳에 마음을 집중하고 잊어버려도 될 것을, 아내는 가끔 생각난 듯 "별이는 잘 있을까? 토끼는 잘 있을까?"집생각을 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차로 8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가는 듯 마는 듯 고속도로위에서 꿈틀대는 차 안에서, 아이들은 언제 집에 가냐고 짜증을 내고, 아내는 어디쯤 왔냐고 계속 확인을 하고, 저는 지금 내가 이렇게 기를 쓰고 가려는 곳이 어디인가? 참 우스운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밤늦게 고속도로를 벗어나 또 꼬불꼬불 산길을 돌고 돌아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불 꺼진 어둠속의 집이 마치 처음 보는 남의집 처럼 왜 그렇게 낯선지요. 시간으로 따지면 채 60시간도 안 떠나 있었던 집인데 요란법석을 떨며 환영해주는 마당의 별이가 아니었으면 내가 잘 못 왔나 싶을 정도로.
집은 몸이고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영혼입니다. 그래서 사람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가면 그 몸은 죽은 몸인 것처럼, 그 집에서 사는 사람이 빠져나간 집은 죽은 집입니다.
내 육체에 영혼이 있어서 살아있는 나이지만, 내 육체에서 영혼이 떠나는 날, 아마도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마치 '빈 집'을 보는 듯한 낯섬과 서늘함을 느끼겠지요? 2003.4.15 ⓒ최용우
잘 아는 동기 목사님의 초청으로 2박 3일동안 집을 비웠습니다. 혼자 남은 별이에겐 3일분이 아닌 한 달을 먹어도 될 만큼 사료를 밥그릇에 부어 주고(밥은 쉬기 때문에 줄 수 없음) 토끼에게도 사료를 주고(풀은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많이 줘도 소용없다)그렇게 떠나온 길.
떠나왔으면 온 곳에 마음을 집중하고 잊어버려도 될 것을, 아내는 가끔 생각난 듯 "별이는 잘 있을까? 토끼는 잘 있을까?"집생각을 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차로 8시간이나 걸렸습니다. 가는 듯 마는 듯 고속도로위에서 꿈틀대는 차 안에서, 아이들은 언제 집에 가냐고 짜증을 내고, 아내는 어디쯤 왔냐고 계속 확인을 하고, 저는 지금 내가 이렇게 기를 쓰고 가려는 곳이 어디인가? 참 우스운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밤늦게 고속도로를 벗어나 또 꼬불꼬불 산길을 돌고 돌아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불 꺼진 어둠속의 집이 마치 처음 보는 남의집 처럼 왜 그렇게 낯선지요. 시간으로 따지면 채 60시간도 안 떠나 있었던 집인데 요란법석을 떨며 환영해주는 마당의 별이가 아니었으면 내가 잘 못 왔나 싶을 정도로.
집은 몸이고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영혼입니다. 그래서 사람 몸에서 영혼이 빠져 나가면 그 몸은 죽은 몸인 것처럼, 그 집에서 사는 사람이 빠져나간 집은 죽은 집입니다.
내 육체에 영혼이 있어서 살아있는 나이지만, 내 육체에서 영혼이 떠나는 날, 아마도 사람들은 나를 보면서 마치 '빈 집'을 보는 듯한 낯섬과 서늘함을 느끼겠지요? 2003.4.1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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