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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22】고사리2
"여보, 산에 가요."
아내가 산에 가자고 하면, 아내는 비닐봉지를 챙기는데, 저는 카메라를 챙깁니다. 아내는 고사리나 취나물 같은 먹거리를 따 오는데, 저는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옵니다.
작년에 은밀하게 숨겨진 장소에서 고사리를 많은 꺾은 아내가 올해도 그 장소에 갔습니다. 참 신기해요. 분명히 제가 봤을 때는 없었는데, 뒤따라오는 아내는 계속해서 고사리를 꺾습니다.
"저기 맹감나무 넝쿨 밑에 있쟎아요"
분명히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 꺾으려고 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져버립니다. 고사리는 숨바꼭질을 선수인지 숨기도 잘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하나를 찾아냈습니다.
너무 반가워 찰칵찰칵 기념사진을 찍고...
"허 거참, 내 눈에도 고사리가 보이네... 신기해..."
아내에게 자랑하려고 달려갔더니
"꺾었어요?"
"에구... 사진만 찍고 안 꺾었다."
결국 아내는 고사리는 자기가 꺾을테니, 사진이나 많이 찍으라고 합니다.
2003.5.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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