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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31】빵- 감사합니다.
"아저씨, 이거 타이어 언제 갈았어요?"
"모르겠는데요. 중고차라서... 이전 주인에게 인수 받은지 이제
세달 되었어요"
"차 산 뒤로 한번도 안 갈은 것 같은데... 여기 보세요. 이렇게 철심이 닳을 정도면 눈에는 안보여도 타이어가 종이장처럼 얆은거예요. 큰일나요. 세상에 타이어가 이렇게 닳도록 타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지금 당장 가세요"
"그래요? 타이어 새로 갈려면 얼마나 하지요?"
"바퀴 한 개에 한 4만 5천원 정도 할걸요."
"그래요...음... 오늘은 돈이 없으니 그냥 가고 다음에 나올 때 꼭 갈께요"
카센타에 바람을 넣으러 갔다가 한바탕 야단을 맞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방아실 지나 주천동길 커브를 도는데, 갑자기 빵!
"오, 주여. 고맙습니다."
타이어가 터지는 요란한 소리를 들으며 저절로 입에서 "주여, 고맙습니다."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렇쟎아도 닳을 대로 닳은 타이어 때문에 계속 신경을 쓰면서, 차를 타고 나올 때 마다 돈 생기면 젤 먼저 타이어 갈테니 제발 오늘만 특별히 봐 달라고 기도했었습니다.
오늘은 고속도로를 달려 천안 처가에 다녀 왔는데, 만약 고속도로에서 100km로 달리다가 펑크가 났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집에 다 와 한적한 길에서 터졌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당신의 자녀를 머리카락 하나 상하지 않도록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을 어찌 찬양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타이어를 갈 공구가 없어서 차를 길가에 버려두고 지나가는 차를 잡아타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2003.5.2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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