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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가득 피어있는 금계국 (사진 최용우)
【갈릴리의 아침 341】언어전달
대전 시내에 일이 있어 나갔습니다. 공구를 하나 사기 위해 중앙시장에 갔는데 어떤 외국인 노동자 두 사람이 자기들 언어로 한바탕 싸우고 있었습니다.
"꿀루골로 깔라 또랑도랑"
"뿔로끼링 또애 띠리리 꼬리리 꾸리리"
"삐링삐링 빼라뚜렁도랑뿌랑 "
"때강뗑띵 덩덩띠꼴알 꼴랑 뿔랑"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격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웃음이 납니다.
저도 아내와 가끔 말다툼을 합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별 시시한 것을 가지고 한바탕 했다는 것을 알고 웃고 맙니다. 의사전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셈입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코드가 맞지 않으면 완전히 사오정 씨리이즈가 됩니다.
문제의 발단은 언제나 '의사전달' 과정에서 생깁니다. 정확하고 확실하게 전하고 듣는 사람도 정확하고 확실하게 알아채야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군대언어는 짧고 확실한 명령과 잘 알아들었다는 정확한 대답으로 되어 있습니다.
밖에 요란하여 나가보니, 새들이 짹짹거리며 싸우는지 노래를 하는지 토론을하는지 자기들끼리 선거를 하는지 정신이 없어서 나가 훠이~ 쫒아버렸습니다.
새들을 내쫒으러 나갔다가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을 봅니다. 꽃들도 싸울까? 꽃들은 서로의 의사전달을 무엇으로 할까?
"향기로 하지. 우리는 향기로 말을 해"
그중 젤 예쁜 꽃이 진한 향기를 한 바람 보내 줍니다. 그렇네. 꽃들은 저마다 자기들의 향기로 서로 말을 하는구나. 요란스럽게 말로 언어전달을 하면서 싸우는 인간들을 보면서 어쩌면 꽃들은 이렇게 자기들끼리 말할지도 몰라.
"참, 시끄럽고 정신 없는 종자들이네" 2003.6.2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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