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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70】참 좋습니다.
몇 일 간격으로 지루하게 계속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쪽 빠졌던 대청호 수면도 상당히 올라왔습니다. 물이 빠진 대청호를 바라보며 차를 운전하다보면 그 골이 깊어 무섭습니다.
가끔 비가 그치고 햇볕이 비추어 마당의 잔디를 말려주곤 합니다. 그 틈을 이용해 지난주 토요일엔 청주에서 청년들 한팀이 와서 놀다가기도 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커텐을 치지 않은 창문으로 달빛이 들어왔습니다. 구름낀 하늘에 둥근 달. 저는 벌떡 일어나 살금살금 밖으로 나가 오동나무 잘라 만든 의자에 앉아 혼자서 달마중을 합니다.
어디선가 소쩍새가 웁니다. 나무에 바람이 스칩니다. 한밤중에 주인님이 웬일인가? 하며 강아지가 제 집에서 허리를 쭈욱 펴며 기어 나옵니다. 맑고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가 살을 스칩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크게 심호홉을 해 봅니다.
참 좋습니다.
달, 새소리, 나무, 바람, 강아지, 꽃향기, 하나님, 그리고 나 2003.7.7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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