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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371】깨끗한 물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공기 좋고 물 맑은 곳 요즘은 여기에 교통이 좋은곳을 더하기도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어부동은 공기도 좋고 교통도 좋은편인데, 한가지 대청호 주변임에도 불구하고 물이 아주 안좋습니다.
옛날 석탄을 캤던 탄광이 지금도 남아 있고, 물에 철분이 많아 물이 고이면 금방 녹이 앉습니다. 벌겋게 녹이 슨 물을 보면 정나미가 뚝 떨어지지요. 그래서 물은 반드시 끓여먹고, 받아 놓았다가 윗부분만 떠서 씁니다. 건성피부인 아내는 이곳에 온 이후로 몸에 가려움증이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
"물만 좋으면... 참 살기 좋을텐데..."
날마다 물을 끓여대는 일도 보통일이 아니라서 아내는 자주 그런 말을 합니다. 그나마 물이 펑펑 나오기라도 하면 좋으련만... 대청호에 넘실대는 물을 바라보며 물걱정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잘 아는 분이 '온천수기'라는 요상한 물건을 수도꼭지에 붙여주고 간 이후로 아주 물이 좋아졌습니다. 미끈미끈하던 물이 부드러워졌고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마셔도 물맛이 좋습니다. 샤워를 하면 몸에 윤기가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아내도 물 끓이는 일을 멈추었습니다.
수압이 높지 않아 온천수기 꼭지에서 물이 정수되어 쫄쫄쫄 흘러나오는 것을 한참동안 통에 받아 모아야 쓸 수 있지만, 손을 넣어보면 벌써 느낌부터가 다른 물!
참 신기하고 신통해서 쪼그리고 앉아 한참을 들여다봅니다.
깨끗한 물이라네. 깨끗한 물!
하나님.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2003.7.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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