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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404】이발
고역중에 고역이 이발하는 것이다. 내 머리를 누군가 만진다는게 그렇게 싫을수가 없다. 그나마 옛날에는 남자 이발사들이 머리를 만졌는데, 요즘엔 아내의 강권에 못이겨 미장원 출입을 한다. 머리를 맡긴다는 것도 참기 힘든 고역인데, 어떤 엽기적인 여자 미용사는 "알이 굵네, 알에 상처가 많네..."하면서 머리를 알이라 한다. 부모가 양계장을 하나...
은혜교회에 갔을 때, 이전도사님 단골 미장원이 있다고 해서 함께 갔다. 친절하게 참 잘해주었다. (사실은 5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이 맘에 들었다) 내 머리에 있는 아픈 과거도 들추지 않았고(꼭 골프장의 홀처럼 생긴 동그란 구멍이 있다) 깔끔하게 머리를 잘 잘라 주었다. 미장원에 와서 이렇게 맘이 흡족해보기는 첨이다.
교회에 돌아 왔더니 마누라 표정도 괜찮아 보인다. 전에는 이랬다.
"무슨 머리를 그렇게 깎았어요! 맹구머리처럼, 그게 바가지 엎어놓은 것이지."
"내가 안 깎았어.... 정말 내 머리 내가 안깎았다구. 난 그냥 가만히 눈감고 앉아 있기만 했어, 흑!" 2003.9.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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