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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은 다 도둑놈들이여!

어부동일기00-03 최용우............... 조회 수 1187 추천 수 0 2003.09.14 11: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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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02】 종교인은 다 도둑놈들이여!


 집 앞 산 언덕에 밤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언덕 위에 사는 분 소유입니다. 언덕을 넓혀 집터를 만들면서 언덕이 무너져내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을 덮칠 뻔 했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 이후로 그 전후 사정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언덕위의 집 사람들과 아래 학교 사람들의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저희는 훨씬 나중에 이사를 왔지만 언덕 위의 사람들이 보면 언덕 아래에 살기 때문에 영문도 모른 채 저희는 언덕 위의 사람들과  안좋은 관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그 밤나무 아래서 두런두런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자세히 보니 언덕위에 사는 분들이 내려와 알밤을 줍는것 같습니다.
  "여호와의 증인 어쩌고 저쩌고..."
  "목사들이 어쩌고 저쩌고..."
  자기들끼리 뭔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종교 믿는 새끼들은 다 도둑놈들이여..." 하는 소리가 저의 귀에 들렸습니다. 아마도  예배드리는 소리를 밖에서 알밤을 주우며 들었을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기들의 대화가 '종교'이야기로 흘렀겠지요.
  뭐라고? 종교 믿는 새끼들은 다 도둑놈이라고? 순간적으로 불끈! 화가 났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오늘 나눈 말씀의 주제가 누가복음 11장 24-26절에 나오는 '마귀'였습니다. 마귀는 크게 다섯가지 특징이 있는데 1.속이는자, 2.권세자, 3.더러운 놈, 4.무장한 놈, 5.이간질하는 놈 입니다. 그 하나하나를 풀어서 설교를 하고... 딱 내려오는데 귀에  "암튼! 종교 믿는 새끼들은 다 도둑놈들이여..." 하는 소리가 딱 들렸단 말씀입니다.
그래서, 아하! 무릎을 치면서   "암튼! 마귀 새끼들은 다 귀도 밝어..." 한마디 하고 그냥 사무실로 와서 이 글을 씁니다.  2003.9.1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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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흙산 1998.10 해와달

지난 해 봄, 갈릴리마을 바로 위쪽 산비탈에 갑자기 포크레인(굴삭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더니 곧 이어 굵은 돌맹이들이 운동장으로 굴러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없던 일이라 깜짝 놀라 부랴부랴 위로 올라가봤습니다.
갈릴리마을이 들어있는 골짜기 위쪽 도로변에는 조립식 주택이 한 채 있었는데, 그 집 주인께서 땅을 넓히기 위해 자기 땅과 갈릴리마을과 중간 경계 지점에다 옹벽을 치고는 그 위에다 흙을 채워넣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넓어진 그 땅에다 창고를 비롯한 다른 건물들을 세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집이 있는 터와 아랫쪽 갈릴리마을 사이의 산비탈이 이미 경사 4-50도나 될 정도로 가파른데 그 사이에다 옹벽을 치고 그 옹벽 위로는 엄청난 양의 흙을 갖다 부어서 땅을 넓힐 계획이라니 너무도 무모해 보이는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전에 갈릴리마을에 내려와서 이러 이러한 계획으로 위쪽에서 공사를 하려는데 불가피하게 낙석이 좀 있더라도 양해를 해 달라는 그런 이야기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아무런 이야기도 없이 그런 위험한 공사를 시작해서 느닷없이 운동장으로 돌이 굴러떨어지게 하는 것에 마음이 상해서 그 주인 어르신께 항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항의와는 전혀 상관없이 공사는 계속되었습니다. 그 어르신께선 도리어 이렇게 소리치셨습니다.
"이보시오. 나는 법적으로 승인을 받아서 하는 일이니 중단 못해요. 그리고 돌에 맞아 사람이 다치거나 죽으면 내가 다 책임지면 될 거 아니오."
공사는 강행되었고, 얼마 후 갈릴리마을 운동장 동쪽 위로는 거대한 흙산이 생겨났습니다. 길이 80미터짜리 옹벽 위에다 10여미터 높이로 쌓여진 흙산 경사도는 무려 60여도에 달했고, 그 양이 엄청났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옹벽을 살펴보던 저희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그 엄청난 양의 흙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옹벽 곳곳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 옹벽 바로 아래에는 이제 막 결혼을 한 갈릴리마을 총무 간사 부부가 살고 있는 사택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곧 여름 장마철이 가까워 오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예삿일이 아닌 것입니다.
주인에게 상황을 설명했더니 주인은 역정을 내시며 장담하셨습니다. "이거 끄떡 없어요. 절대 안무너져요. 그러니까 걱정 마시고 돌아 가세요. 뭐라구요? 아, 거 참! 무너져서 사고가 나면 내가 다 책임진다 하지 않았소?"
사람이 다치거나 죽어도 다 책임지겠다는 그 어르신의 말씀이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법대로 하라! " 는 고성을 들으며 그 앞을 물러났습니다.
그러다 얼마 후, 옹벽의 균열이 심각할 정도로 커지자 급기야 면(面) 사무소에 이 일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면에서는 땅 주인에게 본격적인 장마철 전까지 옹벽 보강공사를 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하여 기존의 갈라진 옹벽 겉에다 또다른 옹벽이 두껍게 쳐졌습니다.
땅 주인께선 다시 한번  큰소리치셨습니다. "두고 보시오. 이번엔 철근도 아주 굵은 놈으로 썼고 옹벽 두께도 아주 두껍게 했으니 끄떡 없을 것이니께."
하지만 얼마 후, 그토록 자신만만했던 그 옹벽에 또 다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벌써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 시점이었습니다. 균열은 점점 커져가고, 비가 계속 내리는 터라 이제는 새로 공사를 시작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 옹벽 균열 문제로 면(面)은 물론이고 급기야 군(郡)에까지 비상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면 직원들은 매일같이 옹벽의 균열상태를 점검하고 갔습니다. 신혼 초의 총무 간사 부부에게는 별도의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옹벽 아래의 사택으로부터 철수하여 다른 곳으로 대피해 있으라는 행정명령이 군수로부터 내려졌고, 갈릴리마을 사택 앞과 운동장 가에는「접근 금지」팻말이 주렁주렁 달린 흰 줄이 흉하게 쳐졌습니다.
점점 옹벽의 균열이 커가자 애가 탄 면사무소 직원들은 자신들이 나서서 옹벽 위 흙산에다 비닐을 덮고 밧줄로 그 비닐들을 묶었습니다. 장대비가 계속되었습니다. 연일 면과 군에서 시찰을 나왔습니다.
그러나 작년 1997년 여름 장마는 아무 탈없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6월 말에 내려진 총무간사네 대피명령은 9월이 넘어서야 해제되었습니다. 그 몇 달간 이들 부부는 신혼살림이 있는 사택을 떠나 갈릴리마을 본관 교실에서 불편하기 짝이 없는 피난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한편, 바로 그 문제의 옹벽과 흙산으로 인해 위쪽 땅 주인 어르신과 저희 갈릴리마을은 뜻하지 않게 서로 이상한 이웃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 주인 어르신께서는 갈릴리마을 사람들에 대해 원망과 분노의 마음까지 가지고 계셨습니다.
드디어 1998년 봄이 지나고 이제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땅 주인은 계속 소리쳤습니다. "흥! 내 뭐랬소? 금은 좀 가 있지만 이 옹벽은 절대 안무너진다고 내가 안그랬던가? 무너지면 내가 다 책임진다니까!"

그러나!! 장대비가 줄기차게 쏟아져 내리는 1998년 8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총무간사 사택 위의 옹벽과 더불어 그 일대의 거대한 나무들과 흙산 비탈이 아래 사택쪽으로 일시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절대 안 무너진다던 그 흙산이 말입니다. 그날, 충북 보은읍 전체가 홍수로 인해 물 속에 잠기던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높이 20여미터가 넘는 커다란 밤나무들과 여러 그루의 낙엽송들이 흙더미와 함께 뇌성벽력과 같은 소리를 내며 갈릴리마을 사택을 향해 곧장 쓸려 내려왔습니다. 쿠쿠쿠쿵! 와르르!!
얼마 후, 위쪽 땅 주인 내외가 갈릴리마을 입구에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무너져 내린 옹벽과 흙산을  아무 말 없이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떨구고는 돌아갔습니다. 죽어도 안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그토록 큰 소리 쳤던 그 흙산! 사람이 죽더라도 다 책임질 테니까 법대로 하라며 눈을 부라리셨던 그 어르신! 남들이 다 '너무도 위험하다. 언젠가는 터질 일이다. 무슨 비상조치가 있어야 한다' 라고 소리쳤어도 눈도 깜짝 않고 버티시던 그 분.

우리가 그 무엇 앞에선들 내 목을 걸고 배짱을 부릴 수 있을 것입니까? 창조주 하나님은 고사하고, 그분의 피조세계인 자연 앞에선들 말입니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 한 어르신의 무모함과 고집이 사실은 바로 우리 모두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의 결과가 뻔한데도, 하나님의 심판과 징계가 목전에 다다랐는데도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당돌하고 건방집니다. 여전히 죄 가운데서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설마' 하며 말입니다.
옹벽이 무너진 후, 그 어르신을 찾아 뵈었습니다. 대단한 항의를 받을 것으로 각오를 하신 듯 긴장되고 미안한 표정으로 맞아 주셨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원망과 분노의 항의 대신 손을 내밀었습니다.
"어르신, 옹벽이 무너져서 마음이 아프시지요? 하지만 그런 것은 사실 별로 큰 일이 아닙니다. 가장 최악의 일은 이웃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좋은 관계가 무너진 것이지요.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지옥이지요. 자, 이제 서로가 그 동안의 모든 서운한 감정들을 다 풀고 좋은 이웃으로 지냈으면 합니다. 저희의 가장 큰 소원입니다."
그분은 저의 손을 맞잡으며 고개를 숙이셨습니다. "참 고맙수다. 젊은 분들에게 뭐라고 할 말이 없네요. 미안합니다."
   우리는 함께 차를 마시며 서로 위로했습니다. 흙산, 차라리 잘 무너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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