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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06】그냥 써!
좋은이는 숫자 개념을 알게 된 뒤로부터 십일조 계산하는 것만큼은 기가막히게 잘한다. 어릴때부터 돈을 계획적으로 쓰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매주 월요일 아침에 용돈 1000원을 주는데, 동전이 있을 때는 100원씩 봉투에 넣어놓고, 없을 때는 뭐 하나 사먹으면서 동전을 바꿔 100원을 따로 떼어놓았다가 주일학교예배시간에 십일조헌금을 한다.
그런데, 어느날 엄마가 1000원이 너무 많다고 용돈을 500원으로 깎았다. 그리고 어찌어찌해서 200원이 더 생겨 700원이 되었다. 700원을 손에 들고 꼼지락꼼지락 십일조 계산을 하던 좋은이.
"700원이면, 십일조헌금은 70원이네!. 엄마 혹시 50원짜리나 10원짜리 있으면 바꿔주세요. 십일조 헌금 계산하게요"
방에서 들으니... 엄마가 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제발 계산 그만 하고 좋게 말할 때 그냥, 다 써라잉~! 십일조헌금은 나중에 따로 줄께." 2003.9.17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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