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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08】여름이여 안녕
"아빠, 추워요"
아침에 문을 열고 밖에 나오면 싸~ 하니 춥다. 밝은이가 온 몸을 움츠리며 아빠의 품에 파고 든다. 그래, 춥구나. 이제 긴팔 옷을 입어야겠네.
가을은 설렁설렁 불어오는 바람과, 새벽에 이불을 끌어당기면서부터 시작된다. 가을은 귀가 맑아지는 계절이다. 하늘이 높고 깨끗하여 먼지가 없기 때문 먼 곳의 소리도 가깝게 들린다. 그래서 귀뚜라미, 찌르레기소리 하며, 알밤 빠진는 소리, 다람쥐가 알밤 주워가는 소리, 가랑잎 버석거리는 소리까지 방안에서 다 들린다.
지난 여름을 이제 서랍에 차곡차곡 잘 정리하고, 지금부터는 가을의 일기를 써야겠다. 그대 2003년의 여름이여, 잘 가시게나! 2003.9.19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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