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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15】달을 보며
늦은 밤에 밖에 나와 달을 봅니다.
달을 보면 어쩐지 '달님!' 하고 부르고 싶어집니다.
어느날은 사랑하는 애인을 부르듯이
'달님아~'하고 불러보기도 합니다.
달은 눈부시지 않아서 좋습니다.
얼마든지 바라봐도 눈 안에 가득 따스함이 들어오거든요.
그러면서도 달은 밝습니다. 그래서 밝은달입니다.
또 달은 꽉 찼다가 서서히 비우고
또 서서히 채우는 그 비우고 채움이 좋습니다.
한동안 달을 바라보며 마당 나무의자에 앉아 있다가
문득 나 말고 또다른 달바라기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달맞이꽃!
목을 길게 빼고 달님을 사랑하는 달맞이꽃이 보였습니다.
달맞이꽃의 달사랑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엉덩이를 털고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2003.9.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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