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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18】고마리
9월부터 10월까지 우리집 주변은 온통 '고마리' 천지입니다. 잎이 껄끄러워서 피부에 닿으면 간지럽고, 토끼에게 베어다 줬다가 욕을 한바가지나 얻어먹은 풀! (우리집에 토끼 한 마리 있는데, 심술이 고약해요)
옛날 어떤 게으른 양반이 소에게 날마다 주변에 널려 있는 고마리만 베어다 먹였답니다. 고마리로 소죽을 쑤면 묽어지면서 아무 맛이 없어지는데, 맛없는 풀을 먹다먹다 질린 소가 어느날 주인에게 "이제 제발 좀 고만해라..." 그래서 이름이 고마리라고 합니다.
고마리는 자세히 보면 흰색과 분홍색의 예쁘고 작은 꽃을 피우는데, 아침 해뜨기 전 잠깐 꽃봉우리를 엽니다. 게으른 사람은 활짝 열린 꽃을 볼 수 가 없지요. 어느날 아침 작정하고 기다렸다가 드디어 활짝 핀 고마리를 찍는데 성공했습니다. ^^ 꽃의 크기는 쌀알보다 더 작아서 성능 좋은 접사카메라가 아니면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는데 어쨌든 찍었습니다. 2003.10.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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