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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씨받이로 선택받은 호박
【느릿느릿 026】호박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고 날씨가 추워지니 들판의 곡식들과 나무들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산언덕에 두어그루 심어 제법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던 호박넝쿨에도 지금 아니면 다시는 열매를 달 수 없다는 것을 아는지 갑자기 한꺼번에 주먹만한 호박들이 주렁주렁 달리기 시작합니다. 내년 농사를 위한 씨받이 호박 한 개만 남겨두고 웬만큼 큰 호박을 모두 따서 얇게 썰어 말리고 그중 연한 몇 개는 지져먹었습니다.
자연의 흐름을 잘 알고 마치 한 개라도 더 열매를 선물로 남기려는 듯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한 호박넝쿨! 그래, 올해도 수고했네! 2003.10.1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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