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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92】병에 걸린 밝은이
밝은이가 병에 걸렸다. 아주 특이한 병인데, 그건 '과자병'이다.^^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오후 5시.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데리고 온다.
그런데 통학차에서 내리자 마자 첫 인사가 "아빠, 과자 사 주세요" 하고 씩씩하게 외친다.
"야! 너는 인사가 '과자 사 주세요냐?"
"다녀왔습니다. 됐죠? 아빠, 과자 사 주세요"
그래서 요즘은 "다녀왔습니다. 과자 사주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빠를 졸라 과자를 사 입에 물고 내려오는 밝은이를 보고 어느 날 엄마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밝은이 병에 걸린 것 같아. 병원에 가 봐야겠네."
눈이 똥그래진 밝은이가
"무슨 병이요? 주사도 맞아야 돼요?"
"아무래도 과자병에 걸린 것 같아. 이렇게 하루라도 과자를 안 먹으면 짜증을 내니... 주사도 젤 큰 주사를 맞아야 돼. 내일 병원에 한번 가 보자"
겁먹은 밝은이가 울음을 터트리며 내일부터 과자 사달라고 하지 않겠다고 한다.
하하... 그래 어디 한번 두고 보자! 2004.1.2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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