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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099】얼음 구멍
눈이 오고 기온이 내려가자 여기저기 얼음이 업니다. 지금이야 좋은 세상이어서 수도꼭지만 비틀면 아무리 한 겨울이어도 찬물 뜨거운 물이 줄줄 나오지만 전에는 계곡의 얼음장 깨고 물을 떠다 먹곤 했었습니다.
시골의 우리집에도 우물이 하나 있었지만 겨울엔 얼어붙어서 계곡으로 물을 뜨러가곤 했습니다. 도끼로 얼음장을 깨서 바가지 들어갈 정도 구멍을 내고 물을 퍼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가보면 구멍이 얼어붙어서 또 깨야했습니다.
"구멍을 두 군데 뚫어. 숨구멍을 터 주는거야" 아버지였는지 동네어른이었는지는 생각이 안 나는데, 구멍을 두 개 뚫으면 얼음이 안 언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헸더니 정말 한 개일 때 보다 덜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얼음장 밑으로 으르는 물소리가 너무 청명하고 시원하고 깨끗합니다. 얼음 냉수와 같은 사람(잠언25:13)이라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2004.2.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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