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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102】토끼똥
"야! 토끼똥이다. 언니, 이거 좀바. 토끼똥이 한바가지나 있어"
"야, 최밝은! 너는 토끼똥 처음 보냐? 우리 집에 토끼똥 엄청 있어!"
온 가족이 동네 앞산을 올랐는데, 군데군데 토끼똥이 많이 보입니다.
집에서 토끼를 키우고 있으면서도 밝은이는 산에서 보는 토끼똥이 신기한 모양입니다.
풀 없는 겨울엔 토끼 한 마리 먹이기도 힘이 듭니다. 그나마 망초, 보래기싹이 올라오는 것도 며칠 전 추위에 다 얼어버렸습니다. 사과 껍데기나 고구마, 개사료를 먹이면서 어서 빨리 봄이 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먹이를 챙겨주는 사람도 없는 산속의 토끼들은 추운 겨울에 도대체 뭘 먹고 살기에 이렇게 똥이 굵고 때깔이 좋은지...
산토끼들도 사람들처럼 먹을 것 입을 것 걱정을 할까요? 하겠지요? 할까?
2004.2.7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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