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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밭 갈 것 없어요? 이왕 가는 김에 갈아드릴께요" 제 책방 바로 앞에서 논을 갈던 아저씨가 아주머니를 보내 물어봅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사진:최용우)
【느릿느릿 150】쓰러진 경운기
갑자기 밖에서 동네 아저씨의 거나한 욕설이 튀어나와 먼일인가 하고 창문 밖으로 내다보니 길에 잠깐 세워 둔 경운기가 옆으로 넘어가 있었습니다.
동주네가 농사짓던 논을 올해부터는 동네 아저씨가 짓기로 했는지 낮에 경운기로 논을 갈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뭘 잊었는지 잠깐 경운기를 길에 세워두고 논으로 다시 갔다 온 사이에 지나다니는 차가 경운기를 쓰러뜨리고 내빼버린 것입니다.
호수가 까지 나있는 좁은 길에 도시에서 큰 차들이 많이 들어옵니다.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 바람쐬러 오는 것은 좋은데, 좁은 농로길을 쌩쌩 달리거나, 호수가에서 띵가띵가 음주가무를 즐기며 놀다가 쓰레기를 몽땅 버리고 가는 것은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논밭에 오고가고, 호수에 고기를 잡으러 가는 사람들에게는 이 길이 삶을 이어주는 길입니다. 남의 삶의 터전에 오셨으면 예의를 지켜 경운기에게 먼저 길을 양보해야지요. 양보는커녕 길가에 세워둔 경운기를 밀어버리고 도망을 쳐요? 차는 안 찌그러졌소? 2004.4.1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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