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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검은 강아지, 흰 강아지 (사진:최용우)
【느릿느릿 152】나쁜 우주인들과 강아지
저녁식사를 끝내고 해가 넘어가는 해름참에 흰색, 검은색 강아지 두마리 앞세우고 호숫가로 산책을 나갑니다.
검은색 별이는 먹을 것을 주면 신중하게 냄새를 맡아보고 조심스럽게 먹습니다. 흰색 해피는 다짜고짜 일단 뭐든지 허겁지겁 먹고 봅니다.
낮에 어떤 사람들이 호숫가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남은 상추며, 쌈장이며, 호일, 깔고 앉았던 신문지까지 그대로 버려두고 갔습니다. 쓰레기를 주워모아 비닐봉지에 담아 두기라도 하지 그냥 그대로 마치 잠시 후에 다시 와서 먹을 것처럼 버려 두고 휴대용 버너와 불판만 쏙 들고 갔습니다. 참! 나쁜 사람들일세! 아니, 사람이라면 저렇게 할 수 없지요. 필시 우주에서 날아온 우주인들이 삼겸살을 구워먹고 자기 별로 쓰레기를 가져가지 않으려고 두고 간 것일지도 모릅니다.
돼지인지 강아지인지 구별이 안되는 해피가 달려들어 이것저것 막 집어먹습니다. 말릴틈도 없이 쌈장통에 그 짠 된장을 반통이상 먹어버렸습니다.
속에서 불이 나는지 밤새도록 낑낑대는 소리가 밖에서 들립니다.
물통에 물을 가득 두 번이나 줬는데도 그걸 벌컥벌컥 다 마셔버립니다.
아침에 보니 강아지가 홀쪼옥 해졌습니다. 불쌍해라~
그러게 아무거나 덥석덥석 먹는게 아니야.
이장님이 쓰레기 불법투기하는 장면을 찍어서 제보를 하면 포상을 받는다는 정보를 주고 가셨습니다. 이제 우리동네 호수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우리동네를 지키는 것은 지구별을 지키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나쁜 우주인들로부터 지구는 디지털 카메라로 제가 지킵니다. 2004.4.1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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