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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159】차 안녕....
어제 학교 우체국 앞에서 누구를 만나기로 한 아내를 차로 태워다 주고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대청호길 굽이굽이 돌아오던 중 갑자기 차의 엔진룸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 급히 길가에 차를 세우고 시동을 껐습니다.
본네트 뚜껑을 열어 연기를 다 빼내고 다시 시동을 걸었더니 딸깍거리며 신호만 갈 뿐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뭐, 누가 폐차시키려고 세워 놓았던 10년도 더 된 차를 가져와 지난 1년 동안 잘 탔습니다.
언제 길에서 차가 서버릴 지 모르니까 조심하라는 전 주인의 말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고 드디어 그 순간이 다가왔기에 별로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낮에 드디어 견인차가 와서 차를 꽁무니에 붙여 끌고 폐차장으로 가버렸습니다.
안녕... 지난 1년 동안 우리 가족을 태우고 강원도, 완도, 인천... 여기저기 다니느라 고생 많았네! 네가 고장이 나서 신음소리를 내면 내 마음이 더 아프기도 했지! 암튼 잘 가게!
멀어져 가는 차를 향에 가만히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친한 친구를 마지막 보내는 것 같아 하루종일 마음이 허전했습니다.
아내는 하나님께서 더 좋은 차를 주시려고 헌차를 가져가셨으니 우리 빨리 기도하자고 합니다. (우리 형편에 새 차를 사기는 힘들고... 누군가 타던 차라도 좋으니 다시 차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주변에 안 타는 차가 있는지 좀 알아봐 주세요. 시골에서 살다보니 차가 없으면 여러 가지로 참 불편합니다.) 2004.4.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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