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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의자에 앉아서 본 마당 (사진:최좋은)
【느릿느릿 164】하염없다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의자가 하나 있습니다.
가끔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며 가만히 있어 봅니다.
"하염없다"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멍청하게- 하염없이.
하염없는 나의 눈에 밭에서 열무를 뽑아 다듬는 아내의 뒷모습이 눈에 들어오네요. 갑자기 한참 동안 잊고 있었던 어떤 사실 하나가 떠오릅니다.
그래.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아내에게 바치는 100편의 시를 써주기로 했지!
'채소밭에 앉아 있는 아내' 라는 제목으로 시 한 편 써볼까?
의자에서 일어나 살금살금 집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때, 갑자기 정적을 깨고 들려오는 날카로운 목소리.
"여보! 그렇게 게으름 피우며 빈둥대지 말고 마당의 개똥이나 치워요!"
들켰습니다.!
'아내에게 바치는 시'를 쓸라고 했던 생각이 확! 깨네요. 2004.5.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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