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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174】오뉴월의 감기
오뉴월에는 개도 감기에 안 걸린다는데 아내가 몸살감기로 며칠간 많이 아팠습니다.
1년 중 새로운 기운이 가장 충만한 시기가 5,6월입니다. 온 세상이 초록으로 가득하여 숲 속에 서 있기만 하여도 몸 안에 자연의 기운이 충전되기 때문에 '기운이 줄어들어 감기' 라고 하는 그 '감기'를 그래서 5,6월에는 개도 안 걸린다고 하지요.
남편이라고 부르는 작자는 아픈 사람 옆에서 이런 개 풀 뜯어먹고 기운 충전되는 소리나 했지 별로 도움이 못되었습니다. 애써서 생각해 낸 것이 고작 대전 시내 나가 약 한번 지어다 주는 것이었을 뿐! 밥통 뚜껑을 열 줄 몰라서 밥 한번 차려먹지 못하고 전전긍긍 댔더니, 그 모습을 불쌍하고 측은하게 여겨 아픈 사람이 일어나 차려주는 밥을 아구작 아구작 퍼먹기만 했습니다. (켁켁! 체했다!)
비 그치고 산들산들 시원한 바람 부는 주일 오후에 밭에 앉아 채소를 다듬는 아내를 보니, 비로소 '살았다!' 싶어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여보! 내가 밥통 뚜껑을 열 줄 몰라서가 아니라, 당신은 아프면 안돼. 절대로 안돼. 그건 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와있어. 아프면 안된다고. 어쨋든 누구든지 아프면 안됩니다. 2004.5.23 ⓒ최용우
오뉴월에는 개도 감기에 안 걸린다는데 아내가 몸살감기로 며칠간 많이 아팠습니다.
1년 중 새로운 기운이 가장 충만한 시기가 5,6월입니다. 온 세상이 초록으로 가득하여 숲 속에 서 있기만 하여도 몸 안에 자연의 기운이 충전되기 때문에 '기운이 줄어들어 감기' 라고 하는 그 '감기'를 그래서 5,6월에는 개도 안 걸린다고 하지요.
남편이라고 부르는 작자는 아픈 사람 옆에서 이런 개 풀 뜯어먹고 기운 충전되는 소리나 했지 별로 도움이 못되었습니다. 애써서 생각해 낸 것이 고작 대전 시내 나가 약 한번 지어다 주는 것이었을 뿐! 밥통 뚜껑을 열 줄 몰라서 밥 한번 차려먹지 못하고 전전긍긍 댔더니, 그 모습을 불쌍하고 측은하게 여겨 아픈 사람이 일어나 차려주는 밥을 아구작 아구작 퍼먹기만 했습니다. (켁켁! 체했다!)
비 그치고 산들산들 시원한 바람 부는 주일 오후에 밭에 앉아 채소를 다듬는 아내를 보니, 비로소 '살았다!' 싶어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여보! 내가 밥통 뚜껑을 열 줄 몰라서가 아니라, 당신은 아프면 안돼. 절대로 안돼. 그건 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와있어. 아프면 안된다고. 어쨋든 누구든지 아프면 안됩니다. 2004.5.23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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