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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개구리

달팽이일기04-05 최용우............... 조회 수 1727 추천 수 0 2004.05.29 1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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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개구리- 뒤집으면 배는 빨강색

【느릿느릿 177】무당개구리

저녁식사를 라면으로 일찍 끝낸 탓인지 8시가 넘어가니 배가 출출합니다.
오랜만에(?) 온 식구들의 마음이 통일되어 '과자'를 사 먹기로 의기투합 하였습니다. 문제는 누가 이 밤길을 걸어 동네 가게까지 갈 것인가 였는데, 모두들  아빠인 나를 빤히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최대한 불쌍하고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더니 좋은이가 따가라겠다고 했습니다.
"역시! 좋은이는 효녀다"
좋은이 손을 잡고 밤길을 걸어 올라갑니다. 어둠 속에서 모내기를 위해 써래질을 해 놓은 논에서 개구리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아빠, 개구리들은 낮에 어디어 숨어 있어요?"
"땅에 구멍을 파고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서 저렇게 노래를 부르는거야~"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무당개구리 몇 마리가 놀다가 부지런히 풀섶으로 도망을 칩니다.
"좋은아, 저게 '무당개구리'인데 꾀보야 꾀보. 아빠 어렸을때는 꾀보라고 불렀거든. 건드리면 홀라당 뒤집어져서 죽은 척 하고 있다가 사람이 사라지면, 일어나서 얼른 도망을 쳐"
"아빠, 알아요. 지난번에 밝은이가 막대기로 등을 건드리니까 발딱 뒤집어져서 빨간 배를 내놓고 죽은 척 하는거 봤어요. 그래도 계속 건드리니까 오즘을 찍 갈겼는데 되게 이상한 냄새가 났어요."
"하하, 그렇게 썩은 냄새를 풍겨서 죽은 개구리인 척 하는거여. 재미있지?"
혼자 올라갔다가 오려면 되게 재미 없었을터인데 딸내미랑 함께 갔다오니 너무 좋습니다. 하하하하 .... 2004.5.27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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