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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효자동 이발사> 한 장면 (사진:네이버)
【느릿느릿 178】 축축한 날
영화 한 편 보는데 6000원이라고? 1시간 30분 '보는' 값이 6000원이라면 그럼 아침에 눈 떠 저녁 잠자리에서 눈을 감기 전까지 내가 이 세상이라는 거대한 실물 영화를 '본' 값은 얼마야?
10시간이면 6만원, 20시간이면 12만원이네!
날마다 12만원어치를 공짜로 보면서 살아가는 셈이군!
비가 찔꺽찔꺽 오는 날 싱숭생숭해 하는 아내의 기분전환 겸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별로 영화를 볼 마음은 없었는데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아내는 별로 영화를 볼 기분은 아닌데 남편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순순히 따라가 주었다고 나중에 고백한다.
'효자동이발사'라는 영화를 보았다. 극장 안에 우리를 포함하여 4명밖에 없었다.
만약 영화시작 시간이 되었는데 극장 안에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면 그래도 영화를 상영할까? 중간에라도 사람이 들어올 수 있으니까.
한 참 아내와 이런 저런 상상과 격렬한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은
<'상영한다' 그러다가 청소부 아줌마가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 끄라고 사인을 보내면 그냥 끈다! ^^ > ... 확인된 사실은 아니니 믿지는 마세요.
원~ 영화보고 와서 별 이상한 토론을 하는 우리는 못말리는 부부야. 이렇게라도 비 오는 축축한 날을 견뎌보려 애쓰는게 가상하기는 하다. 2004.5.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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