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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은 최용우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노는 공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글들이 있으며 특히 <일기>는 모두 12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현재 6권을 판매중입니다. 책구입 클릭!

[네줄일기] 2004.5.21-31

감사.칼럼.기타 최용우............... 조회 수 2199 추천 수 0 2004.06.01 11:00:53
.........
2004.5.21.금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진다.
몸살나 누워 있는 아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나는 꾸욱~ 참을 준비가 되어 있다.
어서 이불을 털고 일어나기만 해봐라.

2004.5.22.토
아이들이 마당에서 소꿉놀이를 한다.
풀로 반찬 만들고, 꽃으로 꽃밥 만들어
여보 식사하세요! 알았어요~
엄마 아빠 하는대로 똑같이 소꿉놀이를 한다.

2004.5.23.주일
세상이 참 고요하고 편하다.
새소리 바람소리만 들리는 고즈녘한 마당에서
늘어지게 평화로운 낮잠을 즐기는 강아지들을 본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2004.5.24월
아따, 이제 여름이다. 덥네
우리 아이들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얼마나 더웠을꼬.
돌아오면 아이스크림 한개씩 사 줘야지.
자리에서 일어나 정류장으로 마중 나간다.

2004.5.25.화
보은군청민원실에 자동차 폐차신고를 하러 다녀왔다.
보은에 이사온지 4년만에 처음으로 보은 군내버스를 타 본 셈이다.
세상에! 버스요금이 2400원이나 해서 깜짝 놀랐다.
손님이 우리까지 셋밖에 안되는 것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2004.5.26.수
잘 아는 분이 우리동네로 이사오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동네의 여기 저기 빈 집들을 둘러보러 다녔다.
마당에 무성한 잡초. 낡은 처마와 내려 앉은 지붕. 뒹구는 세간살이.
빈 집들은 저마다 아픈 사연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는것 같다.

2004.5.27.목
어짜피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세상!
나그네 인생들 끼리 뭘 그리 더 갖겠다고 아웅다웅
아무리 많이 움켜 쥐어도 결국에는 이 땅에 두고 갈 것을
사는 동안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그저 그렇게 살자.

2004.5.28.금
별로 영화를 볼 마음은 없었는데 기분전환 겸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아내는 별로 영화를 볼 기분은 아닌데
남편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순순히 따라가 주었다고 고백한다.

2004.5.29.토
밝은이 - 유치원에서 과학실험잔치 하는데 갔음
아내 - 밝은이 과학실험잔치 9조 반장 아줌마로 봉사하러 갔슴.
좋은이 - 덩달아 밝은이 과학행사 구경하러 갔음
나 - tv에서 본대로 라면 맛있게 끓이는 과학실험을 집에서 함

2004.5.30.주일
사고 싶었던 책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를 샀다. 으미 좋은거.
25000원짜리 비싼 책을 사니 슬그머니 아내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아내의 건강에 도움이 될만한 책 한권 샀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아마존에서 살아남기'책 한권 또 샀다.

2004.5.31.월
지난 1년동안 매주 펴낸 들꽃향기 주보를 정리했다.
430페이지짜리 두꺼운 책이 한 권 탄생했다.
매 주일마다 조금씩 조금씩 편집했던 것이 모아놓으니 이렇게 많다.
한걸음 한걸음 쉬지 않고 끊임없이 꾸준히 걸어가는 사람보다 빠른 사람이 있을까?    

댓글 '1'

금강초롱

2004.06.14 17:12:12

그래도 아픈 아내한테 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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