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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눈높이에서 보니 봉숭아 ,채송화가 큰 나무 같네요.
【느릿느릿 198】개가 된 날
뭘 보고 짖는지 아까부터 마당의 별이 요란하게 짖습니다.
밖에 나가보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따가운 한 낮을 보내느라 무료하고 심심해서 짖나?
가끔 창 밖으로 내다보면 턱을 땅바닥에 붙이고 눈알만 이리저리 움직이는 개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참 심심하겠다! 개들도 생각이 있을까?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또 요란하게 개가 짖습니다. 창 밖을 통해 유심히 살펴보니 개가 바라보는 시선의 끝은 봉숭아꽃이 있는 화단의 땅바닥입니다. 두더지가 지나가는지 땅이 들썩들썩하는 것을 보고 그리 짖었던 것입니다.
사람의 눈은 높은 곳에 있어서 먼 곳만 보이는데 개의 눈은 낮은곳에 있어서 아래도 잘 보는군요.
카메라를 개의 눈높이 정도로 낮춰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봅니다. 봉숭아 채송화의 크기가 큰 나무 같네요. 옥수수 줄기는 거목 같고, 집은 사하라 사막의 피라밋 같네요. 개의 눈높이에서 보니 이 세상 모든 것이 거대해 보입니다.
덴마크의 어떤 선생님이 박물관을 견학하기에 앞서 이이들 눈높이로 맞추기 위해 무릎을 굽히고 반무릎 걸음으로 먼저 박물관을 돌아다녀 유명해졌다지요. 누군가의 눈높이가 되어보는 것도 참 재미있네요.^^ 2004.7.6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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