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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수염은 약에라도 쓰는데... (사진:최용우)
【느릿느릿 200】옥수수 수염
아마도 남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이 '수염'이 아닌가 합니다.
수염은 먹을 것을 주지도 않는데 어찌그리 잘 자라는지...
옛날에는 수염이 위엄의 상징이어서 수염을 쓰다듬으며 '에헴~~!!' 하고 헛기침이라도 할수 있어서 그럴싸 했는데, 요즘은 남자의 권위가 땅에 떨어짐과 동시에 수염도 부지런히 깎아 없애야 하는 귀찮은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나 수염을 한달만 길러볼까? " 하고 수염 깎기가 귀찮아서 말했더니
아내가 기겁을 합니다.
"위든 아래든 한쪽만이라도 안될까?"
수염은 아이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뽀뽀할 때마다 수세미처럼 찌르거든요.
"여자들은 좋겠다. 수염 깎을 일이 없어서..."
"여자들에게도 여자들만의 귀찮은 것이 있어요" 한다. 그게 뭘까? ...
정류장에 올라갔더니, 종점식당 할머니가 옥수수 수염을 약에 쓴다고 뽑아서 말려 놓았습니다.
옥수수 수염은 약에라도 쓴다지만 남자 수염은 남자라는 표시 외엔 어데쓰나?
2004.7.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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