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느릿느릿 216】다시 보자! 슬리퍼
"앗! 큰일났다"
"왜?"
"나 슬리퍼 신고 왔어. 엉~ "
"이그 ~ 내 그럴 줄 았았다니까. 구두 신으라고 말해준다는 게 나도 깜빡 했네"
대전의 어떤 교회로 예배를 드리러 가는데, 그만 슬리퍼를 신고 온 것입니다. 평소에 운전을 할 때는 슬리퍼가 편해서 슬리퍼를 신고 운전을 하는데 그 습관대로 무심코 슬리퍼를 신고 나온 것입니다.
돌아가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와 버렸고, 가다가 신발가게에서 단화라도 하나 사서 신었으면 좋겠는데 이 시간에는 아직 문을 안 열었을 것 같고... 이거, 참 난감합니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가서 최대한 다른 사람들 뒤에 숨어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나를 한 참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내 발을 보셨나? 기도를 하려고 고개를 숙이니 슬리퍼가 눈에 들어옵니다. 얼른 뒤로 발을 감추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사람들 다 빠져나간 뒤에 마지막에 살그머니 나왔습니다.
'예수님의 구두는 누가 닦아주나요?' 란 책을 보니 정답은 '없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평생 샌달을 신고 사셨으며 구두가 없었다. 라고 나옵니다.
그렇다면 쪼꼼 다행이기는 한 데 그래도 담부터는 절대 이런 실 수 안해야지.
다시보자 슬리퍼! 확인하자 슬리퍼!
아이 쪽팔려~! 2004.8.8 ⓒ최용우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