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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이의 10년 친구
【느릿느릿 233】좋은이의 10년 친구
"이제 안 갖고 노는 인형은 깨끗이 빨아서 준이와 건이 주자. 준이가 인형을 좋아한대"
아이들의 동의하에 벽장 속에 있던 인형박스를 꺼내 방바닥에 부으니 겁나게 많습니다. 아이들의 놀이기구가 인형에서 컴퓨터와 책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인형을 다 치우면 안될 것 같아서 꼭 필요한 인형만 고르라고 했습니다.
좋은이는 냉큼 점박이 인형을 집습니다. 이 인형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언젠가 쓴 인형일기에 이렇게 적혀 있네요.
<안녕하세요. 최좋은 입니다. 지금부터 우리집 인형학교 학생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머리에 있는 바둑이는요, 제가 가장 아끼는 인형인데요, 얼마나 아끼는지 아빠께서는 저 시집갈 때 혼수품으로 싸 주신다네요. 제가 1살 때 하나밖에 없는 이모가 가장 아끼는 인형을 주신 거예요. 그때는 제 몸 크기가 요 바둑이만 했답니다. 벌써 10년 전 옛날 이야기네요. 뽀뽀도 많이 하고 침도 많이 묻혔던(?) 바둑이....^^>
태어나서 뭔가를 막 움켜잡을 때쯤 좋은이의 하나밖에 없는 이모가 가장 아끼던 인형을 강제로 빼앗아(?)오듯이 선물 받은 인형인데,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어디를 가든 옆구리에 끼고 다녔던 인형입니다.
인형 하나를 10년째 가지고 노는 셈이네요. 대단하다 최좋은! 정말 시집갈 때 싸줄게! 2004.9.14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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