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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238】종이 한 장 무게만큼의 아쉬움
'들꽃편지'가 36면이 된 이유는 순전히 우편요금 때문입니다.
무게가 50g이 넘어가면 우편요금이 너무 많아집니다.
그래서 들꽃편지 한 부의 무게가 50g이 넘지 않도록 하다보니 36페이지 짜리 작은 잡지가 되었습니다.
들꽃편지 한 부를 보내는데 50g에 280원이고, 그 다음 2부는 100g에 370원, 3부를 보낼 때는 150g에 460원...이런 식으로 우편요금을 계산합니다.
그런데 이번 호 들꽃편지는 프린트가 고장이 나서 자꾸 걸리는 바람에 봉투에 주소를 직접 인쇄하지 못하고, 다른 종이에 인쇄를 해서 일일이 잘라 봉투에 붙이는 바람에 무게가 조금(한 1g정도?) 늘어났습니다. 봉투도 원래 인쇄하기로 했던 종이가 아니라 인쇄소에서 고급 종이에 인쇄를 해버리는 바람에 무게가 약간 더 늘어났습니다.
집 저울로 달아보니 딱 50그람이었는데, 우체국에서 전자 저울로 달아보니 무게가 5g이 초과되어 55g 나왔습니다. 그래서 어쨌든 50g이 넘었다고 100g요금을 적용하는 바람에 예상외로 우편요금이 너무 많이 나와버렸습니다.
종이 한 장을 저울에 올려놓고 달아보니 딱 5g이더군요. 종이는 흐린 날과 맑은 날 재면 무게가 서로 다릅니다. 편지 한 통을 재보면 날씨에 따라서 5g정도는 줄어들거나 늘어나지요.
종이 한 장 무게 때문에 한 통당 90원씩 더 내려고 생각하니 억울한 생각이 들어 겨우 5g초과한 것이니 그냥 50g으로 해주면 안되겠냐고 했더니, 위에서 수시로 조사를 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해서 돈을 다 지불했습니다.
우체국을 나오면서도 종이 한 장 만큼의 섭섭함이 계속 떠나질 않았습니다. 보내는 우편물이 작은양 이라면 모르겠는데, 천통이 넘다보니 초과된 액수가 10만원을 훌쩍 넘어갔습니다.
언제부터 우체국이 이렇게 빡빡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체국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은 5g정도는 봐 줄 수도 있는데, 위에서 어찌나 살벌하게 책임추궁을 하는지 이제는 봐 줄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적자가 늘어나는 우체국 경영합리화라나 뭐라나 그런건데, 이렇게 종이 한 장 무게만큼의 섭섭함이 계속 쌓이게 한다면 오히려 사람들이 점점 우체국을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쩨쩨하게 종이 한 장 무게만큼 여유도 없이 빡빡하게 경영합리화 하지말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답게 고객을 감동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경영 합리화가 빨리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 글은 중앙우체국 홈페이지에도 올리려고 쓴 글입니다.) 2004.10.1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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