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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 (사진 최용우)
【느릿느릿 239】보고싶어
지난 추석연휴때 장성에서 출발하여 천안까지 가는 도중 여산휴게소에서 잠깐 쉬었습니다. 참고 참았던 오줌을 누기 위해 화장실 앞까지 가서, 아내와 좋은이 밝은이는 여자화장실로, 나는 남자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일을 다 보고 나오니 어디선가 밝은이가 뛰어와 아빠를 와락 끌어 안으며
"아빠! 보고 싶었어요!!!"
"애~게? 겨우 1-2분 떨어져 있었는데? 남자, 여자 같이 쓰는 화장실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네"
추석 밀리는 차 안에서 11시간이나 징글징글하게 싸우다 화장실 가는 그 잠깐 안 본 사이에 그리움이 가득하여 이산가족 상봉을 하는 우리는 머여~!
"엄마! 유치원 다녀 오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먹고 유치원 갈 준비를 하느라 한바탕 요란을 떤 다음 아빠 차를 타고 정류장가지 올라갑니다.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차 문을 탕 닫고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호들갑을 떨며 밝은이가 말합니다.
"아빠, 엄마 보고 싶어요"
"뭐? 엄마 보고 싶어? 저 밖에 웃고 서 있쟎아!"
"차 문이 닫혀서 목소리가 안들리쟎아요!"
"몰라 몰라... 늦었어. 빨리 가야 돼!"
급히 출발을 하면서 웃음이 나오는걸 참느라 큭큭댑니다.
보고 있으면서도 보고 싶다고? 2004.10.4ⓒ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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