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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240】매미소리 풀벌레소리
그러고 보니 지난 여름 귀를 얼얼하게 노래하던 매미소리가 딱 멈추었습니다.
대신 귀뚜라미, 찌르래기, 여치, 청개구리 이름모를 풀벌레 바르르 떠는 소리만 가득합니다.
해도 짧아졌습니다. 집 앞 가로등에 8시 30분에 불이 들어오도록 맞추어 놓았었는데 6시 30분까지 당겨졌습니다.
한 밤중에 한 참 워드작업을 하고 있는데, 바로 발 밑에서 갑자기 귀뚤귀둘 소리가 납니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방바닥에 엎드려 찾아보니 책상 밑에 귀뚜라미가 한 마리 붙어 있었습니다. 책으로 떼어내어 밖으로 내쫒습니다.
"어디로 들어 왔냐? 너랑 놀 시간이 없응께 밖으로 나가라 잉~ 집안에 있으면 낼 새벽 이슬을 어떻게 먹냐? 그리고 내가 너랑 놀아줄 군번이냐? 이 나이에..." 귀뚜라미를 내 쫒으니 밖으로는 안나가고 요리조리 잘도 피합니다.
"어쭈우~ 너 정말 이러기냐?"
그러다가 그만 책으로 살짝 건드렸는데 귀뚜라미의 다리가 똑 떨어져 버립니다 ... ... ...(유구무언) 어쩔꼬~ 미안하다.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다리 떨어진 귀두라미를 집어 밖에 내놓고 들어오니 참 미안한 생각이 드네요. 그냥 놔둘걸 그랬나? 2004.10.5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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