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253】그냥 가만히
우리집 입구 벚나무 아래 있는 의자를
'그냥 가만히 있어보는 의자' 라고 내 맘대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나는 그냥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낙엽 한 잎이 무릎에 떨어지더니 말을 걸어옵니다.
낙엽: 무얼 하고 있나요?
나: 그냥 가만히 있어요.
낙엽:그냥 가만히?
나: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그냥 가만히 있어보는 중이어요.
그 뒤로 낙엽이 말을 걸어오든 말든
나는 계속 그냥 가만히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2004.10.29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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