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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싶은 도시의 밤거리
【느릿느릿 261】도시의 밤거리
"우리가 안산에 살 때, 저녁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며 포장마차에서 오뎅도 사 먹고 튀김도 사 먹고 김밥말이도 사 먹었었는데 그때 정말 좋았어요"
해 넘어가면 사방이 적막강산 어둠속으로 들어가버리는 시골에서 가끔 도시의 밤거리가 그리워집니다.
어느 토요일 밤에 아이들 재워놓고 아내와 함께 차를 운전하여 대전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은행동으로 갔습니다. 멀찍이 한적한 골목에 차를 세워 놓고 휘황찬란한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 구경을 실컷 하고 오뎅이랑 김밥도 사 먹었습니다.
나이트클럽, 젊은이들, 청바지, 유행가, 스파게티... 어느 순간, 길에 서 있는데 사람들의 소리가 귓가에서 아스라이 멀어져 갑니다. 사람들 틈에서 참으로 부자연스러운 두 낯선 이방인이 되어 어느새 우리는 "여보, 빨리 가자..." 하며 도시의 밤거리를 빠져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둠에 잠긴 시골길로 들어서면서 제정신이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밤의 어둠과 고요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차의 불빛에 놀라 달아나는 고라니, 살쾡이를 보고서야 마음에 평정심이 되살아났습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우리는 도시의 밤거리를 또 동경하며 삽니다. 2004.11.10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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